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건 Mar 31. 2021

[인테리어에서 집수리로]

도시재생 톺아보기 021. 집을 가꾸는 기술, 집을 수리하는 기술


인테리어(집가꿈)와 집수리의 애매한 경계선에서 우리와 좀 더 궁합이 맞다고 생각한 인테리어시공 분야에 힘을 쏟아왔다.


인테리어에서 집수리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많은 난관에 부딪힌다.


인테리어는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완성품이 비교적 명확한 반면 집수리는 기능의 회복이 주여서 문제점의 진단이 중요하고 그에 따른 솔루션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는 ‘이 방을 하늘색으로 칠해 주세요’라면 집수리의 경우 주문은 ‘옥상을 방수 해주세요’인데 실제로 원하는 것은 ‘1층 천장 누수를 잡아주세요’ 이다.


정상적인 수순이라면 누수탐지 전문가에게 진단을 맡긴 후 옥상방수와 외벽크랙이 원인이라는 진단을 받고 방수 기술자에게 방수를 맡겨야 하는 수순이다.


어쩌면 기술시연 비용보다 진단 비용이 더 나올수도 있기에 대부분의 소비자는 진단을 생략한 채로 확률에 의거 방수 공사를 진행한다.


이런 불확실성이 집수리 분야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이를 줄이기 위해 지역의 비슷한 건축물에 대한 경험과 기술력, 영업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먹튀 논란이 있는 현장의 문제를 보면 직영공사가 아니고 11일짜리 시공을 10일짜리로 무리하게 들어갔다가 그나마도 실제로는 9일치 일만하고 예산이 소진되어 기술자를 더이상 부를 수 없게 된경우 하루 이틀 분량의 마무리를 안해주고 공사가 흐지부지 끝난 경우다. 사실 이부분은 하자의 분야라기 보다는 견적을 잘 못 낸 경우가 많다. 하자라 함은 이 9일치의 시공이 개판인 경우다.


도시재생 지역 집수리CRC를 기획하고 있다면 이런 부분까지 염두해 두어야 한다.


비단 집수리 뿐 아니다.


수많은 요식업 천국인 대한민국에서 맛집 블로거가 넘처난다. 취향에 따라 식당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맛없는 집을 거르기 위해서다.


쓰기만한 커피집, 맛없는 식당, 하자투성이 집수리회사, 감각이 부족한 디자인회사, 촌스러운 옷가게..


영글지 못한 실력으로 현실에 내던져진 사람들.


어려운 이야기다. 생각해보면 도시재생 100억으로 자생하기 어려운 기업을 만들기 보다 지역에 밀착할 수 있는 소상공인을 육성하는 것이 나은 접근일지도 모른다.


30평 짜리 마을카페를 툭 던져주는 것 보다 4년동안 좋은 바리스타를 만들고 주민들에게 커피의 즐거움을 알게하는데 힘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 목공소품 만드는 공예인에게 지역의 집수리를 기대하는 것 보다 4년 동안 제대로된 집수리 인력 양성을 시켜보는 것은 어떨까. 25억짜리 건물을 20억으로 리모델링 하기전에 집수리 연습공간으로 쓰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정도 까지 생각이 미치면 지역의 도시재생에서 꼭 필요한 인력육사업은 지자체 단위로 실제 대학처럼 양질의 교수진으로 운영하고 현장센터에서는 도시재생 기반사업과 공동체 사업에 집중한다면 성과와 지속가능성을 지금보다는 담보할 수 있지 않을까. 지자체 단위에서 지역을 위해 육성된 주민은 활동가, 재정일자리 등을 통해 4년간 교육과 기술습득을 병행하고 CRC나 마을관리협동조합 등의 기업화는 지자체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맡아보면 어떨까.


그래. 이런거 저런거 없이도 할놈은 한다. 오롯이. 알아서.



강동구 공공건축가 / 민관협치위원 / 마을공동체만들기 위원

국토교통부형 예비사회적기업 (주)오롯컴퍼니

전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 갈등관리자

전 상도동 도시재생지원센터 공동체코디네이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