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톺아보기 026. 사례로 보는 어반액션, 택티컬어바니즘, DIT
차들로 빽빽한 일상의 거리를 문화축제로 채워 넣는 일탈
2023년 9월 22일 햇살이 기분 좋게 내리쬐는 오후 2시, 서울예대 후문이 시끌해집니다.
목차
1. 매드안산 파킹데이 기획
2. 택티컬어바니즘의 적용
- 택티컬어바니즘 5원칙
- 택티컬어바니즘 실행 4단계
3. 적정위험통제훈련
4. DIT를 위한 DIY교육
- 스스로 만드는 기술 DIY, 시민들과 함께하는 DIT
5. DIT의 실행
- 시민력, 수혜자의자 공급자가 되는 작은도시활동
서울예대의 로컬중점대학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안산마을만들기지원센터와 오롯컴퍼니가 함께 기획하여 파킹데이를 구상했습니다.
불법주차된 차들을 옮기고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작은 축제를 기획했습니다. 이를 파킹데이라고 부릅니다.
오늘은 파킹데이 사례를 중심으로 택티컬어바니즘, DIT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택티컬 어바니즘의 정의를 볼까요?
택티컬 어바니즘(Tactical Urbanism)이란 장기적 정책을 세우기 전에 임시적인 검증으로 효과성을 검증하는 도시설계 수법(Lydon and Garcia, 2015)으로 북미 도시활동가들에 의해 쓰인 단어입니다. ‘택티컬’의 의미는 일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을 뜻하는 ‘전술’의 의미와 통하며 더 큰 개념으로 사용되는 전략(Strategy)과 구분됩니다. 결국 ‘전술’은 ‘전략’을 이행하기 위한 어떠한 실행수단이나 방법으로 볼 수 있으며, 전략보다는 좀 더 단기적 관점으로 상황에 따라 변경이 용이합니다. 반면에 ‘전략’은 장기적 관점에서 쉽게 변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도시적 관점에서 적용하였을 때 전략은 기존의 종합적 계획(Master Plan)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출처: 도시재생사업 실현수법으로서 택티컬 어바니즘 도입효과에 관한 연구(채진범, 2020)
택티컬 어바니즘은 북미의 도시활동가들의 게릴라적인 행동을 보고 명명한 전술적 도시행위입니다.
또한 택티컬 어바니즘은 ‘한시적’, ‘임시적’인 것 이상의 의미를 뜻합니다(Haydn and Temel, 2006). 시간적으로는 단기적이지만 오래 지속가능하고, 무엇의 대체가 아니라 그 자체로 완결성이 있는 것입니다.
일시적 소비용으로 작은 프로젝트 개념으로 추진한다는 측면에서 팝업어바니즘(Pop-up Urbanism), 게릴라 어바니즘(Guerilla Urbanism), 시행착오 어바니즘(Trial-and-error Urbanism)으로 불리기도 하며(Dotson,2015), 사용자가 직접 계획의 주체가 되는 측면에서 DIY 어바니즘(DIY Urbanism), 애드훅 어바니즘(Ad-Hoc Urbanism), 자발적 어바니즘(Spontaneous Urbanism)으로 표현되기도 (Spataro,2015) 합니다. 무허가적 계획실행의 의미도 있어 비공식적 도시계획(informal Urbanism)이라 구분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의미적 내용을 담고 있는 택티컬 어바니즘은 온전히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는 도시재생이라는 도시계획적 패러다임의 전환과 함께 사회적 수요와 맞물려 그 효과성과 가능성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이와 더불어 많은 연구와 다양한 적용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 출처: 도시재생사업 실현수법으로서 택티컬 어바니즘 도입효과에 관한 연구(채진범, 2020)
으~ 엄청 길죠? 알듯 말듯 하지만 너무 길어서 쉽게 와닿지 않을 수 있어요. 시민력이 기반이 돼야 하는데 너무 길고 어렵잖아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택티컬 어바니즘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까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올해 1월 도시활동가 선배님과 택티컬어바니즘의 5원칙을 만들었습니다.
1. 시민력
-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야 합니다. 개인의 일탈이 아닌 시민의 일탈을 유도하는 것이죠.
2. 저비용
- 처음부터 대규모 예산을 들이기 전에 저비용으로 시민들의 필요성 검증을 합니다.
3. 단기간
- 쉽고 저렴하게 시도하여 수정을 거듭해야 합니다. 가설과 검증의 시간을 짧고 자주 시도하여 도시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빅데이터를 축적합니다.
4. 누구나
- 시민들의 지지는 단순히 수혜자의 관점이 아닌 공급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 누군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관점을 넘어 우리가 하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진짜 게릴라들처럼 우리와 함께 하자~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해야 합니다.
5. 스스로
- 우리가 직접 하기 위해서는 기획자가 택티컬어바니즘의 핵심기술을 직접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기획그룹이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비용이 증가하고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스스로 하는 DIY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택티컬 어바니즘의 5원칙은 각각의 원칙도 중요하지만 각 원칙들이 상호보완의 관계가 있습니다.
아.. 그런데 이 택티컬어바니즘을 언제 하는 것이죠?
도시의 변화가 필요할 때, 변화를 위해서는 큰 예산이 필요하고, 큰 예산은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행정의 움직임이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행정은 예산마련에 부담을 느끼고 안 되는 이유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벤트를 단계적으로 열어가는 행위가 전술적이라 하여 택티컬(전술적) 어바니즘으로 하는 것입니다.
'불법주차를 치우고 의자를 배치하면 사람들이 앉아서 쉬어갈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검증을 해보는 것입니다. 이렇게요.
구글에 검색해 보면 택티컬어바니즘의 단계로 이런 게 나옵니다.
demonstration은 일종의 가설단계입니다.
pilot project는 비행기 조종사의 어원처럼 선구자, 개척자 등의 뜻을 가진다. 가설검증 단계.
interim design은 임시적 디자인을 말합니다. 가설계 단계.
permanent installation은 영구설치 단계.
정리하면
1. 가설 단계 / 2. 가설검증 단계 / 3. 가설계 단계 / 4. 영구설치 단계
택티컬 어바니즘은 위처럼 크게 4가지 단계로 발전해 나가는 목표를 가지고 작은 행동부터 시작하는 전술적 행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에 따라 예산이 증가하고 행정이 제대로 된 예산을 수립하도록 파일럿 프로젝트를 자체 비용으로 시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DIY기술교육을 좀 더 자세히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 쉽게 시도할 수 있는 게 목공이고 목공의 기본기술이 자르기와 켜기입니다. 기본적으로 시공현장에서 사용하는 기술과 장비들인데 도시재생 시민교육에서 '위험'을 이유로 생략되던 교육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스스로 만드는 기술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고 전문가의 손을 반드시 빌려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하여 DIY교육의 핵심은 위험장비로 분류된 목공장비들을 초보도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교육이 중요합니다. 숙달하여 전문가처럼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니라 오늘 하고자 하는 간단한 목공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적정위험 통제훈련은 유럽의 '위험한 놀이터'와 신병교육의 '수류탄투척훈련' 등에서 활용하는 단계별 심리적응훈련입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신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낮은 단계의 위험에 스스로를 노출시키고 적응시키는 것입니다.
이번 매드안산 파킹데이에서는 적정위험통제를 위한 교육의 일환으로 시민목공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위험한 장비를 군대에서 경험해 보는 남성분들보다 위험한 장비를 접할 기회가 없었던 여성분들의 참여가 높았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분들이라도 목공장비를 만져볼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한 번의 경험이 DIY문화를 확산시키는데 중요한 이벤트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매드안산 파킹데이는 목공, 페인트, 조명등을 활용한 택티컬어바니즘이었습니다.
시민들이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참여하게 하기 위해서는 DIY기술교육이 필요합니다. 아주 간단하고 사소한 기술이라도 처음 장비를 접해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드릴, 타카, 테이블쏘, 각도절단기 같은 목공장비교육, 유성, 수성페인트, 스테인 같은 도료와 도장공구의 기본적인 이해를 위한 교육을 합니다.
시민력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DIY기본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DIY기본기술을 가진 시민들과 티컬어바니즘의 방법으로 함께하는 것을 DIT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DIY교육은 택티컬어바니즘에서 주로 활용하는 목공, 도장, 전기를 교육합니다.
1. 목공
- 목재의 이해(판재, 각재, 합판종류)
- 자르기, 켜기, 결합하기(장비교육)
2. 도장
- 도료의 이해(유성, 수성, 페인트, 스테인)
- 도장공구의 이해(붓, 롤러, 스펀지)
3. 전기/용접
- 조명설치를 위한 간단한 배선
- 경험해 보기
DIY Do It Yourself : 스스로 만들기
DIT Do It Together : 함께 만들기
시민력, 수혜자의자 공급자가 되는 작은도시활동을 시작합니다. 시민력은 핵심인력부터 동조인력까지 다양한 참여를 기반으로 합니다. 시민활동의 성공여부는 기획그룹의 팀워크에 달려있는 것이죠.
택티컬어바니즘은 단기간 최대한 많은 시민들의 경험을 시도하므로 눈에 띄는 컬러를 많이 사용합니다.
강렬한 컬러적용을 통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폴리라는 구조물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활동이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DIY교육과 DIT활동은 동시에 이뤄집니다. 그때그때 필요한 교육을 하고 함께 적용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DIT기획을 할 때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설계를 해야 합니다.
매드안산 파킹데이는 가설검증단계로 '어떻게 해야 시민들이 편하게 앉았다 가는가'에 대한 질문을 토대로 형태, 컬러 등을 달리하여 시도해 본 시간이었습니다.
택티컬어바니즘 '파킹데이', '시민들이 앉을권리' → DIT프로그램 '디스쿨'로 이어지는 프로젝트.
사회적기업 오롯컴퍼니와 함께 해보시지 않겠습니까?
DIT를 기획하는 기관을 위한 안내서
스스로 만드는 공간, 함께 만드는 동네
- 저자 : 이종건
- 출판 : 딥인사이트
- 구매링크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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