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
글쓰기 연습 1 - 후뢰시맨이 생각났다.
<후뢰시맨>, "옛날 옛날 한 옛날에 다섯 아이가 우주 멀리 아주 멀리 사라졌다네~" 30년이 훌쩍 지나도 멜로디와 가사가 또렷이 기억이 난다. <후뢰시맨>은 지구에서 어릴 적 우주 멀리 다섯 행성으로 잡혀갔는데, 행성에서 단련하여 강해진 어른으로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지구로 돌아온 계기는 악당들이 지구를 정복한다는데, 왜 굳이 지구를 정복하겠다는 이유는 기억나진 않는다. 어쨌든 지구를 정복하러 악당들이 오고, 뒤따라 <후뢰시맨> 5남매가 와서 악당들로부터 지구를 구한다는 이야기이다.
<후뢰시맨>은 티브이에서 방영된 게 아니라 만화책이 연재되어 판매되듯이 1~2주일 간격으로 한편씩 비디오 대여점으로 들어오면 볼 수 있는 시리즈 영화였다. 한주가 지나 비디오 대여점으로 아버지에게 천 원을 받아 뛰어가던 기억이 떠오른다. 악당을 물리치는 <후뢰시맨> 이야기가 왜 우주 기반의 하이틴 러브 스토리인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를 보다가 생각이 난 건지 아직도 웃길 노릇이다.
내가 생각한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로는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의 주인공은 화성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자신의 아버지(어머니는 자신을 낳다 돌아가신다.)가 있는 지구에 가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후뢰시맨>도 고향인 지구를 그리워하며 가서 부모를 찾고 싶어 한다.
두 번째로는 너무나 오랫동안 타지(?) 생활을 하다 보니, 지구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후뢰시맨>은 왜 갑자기 그런 설정을 했는지 아직도 의문이 든다. 오남매 중 한 명의 부모를 찾게 되지만 지구에 오래 머물 수 없다는 설정이 나오면서 부모를 눈 앞에서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자신들의 행성으로 돌아간다는 슬픈 결말이었다.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는 화성에서 온라인으로 오랫동안 연락해 온 여자 친구를 만나 아버지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그러는 와중에 자신이 지구에서 살기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결국 가까이 있었지만 알아보지 못했던 아버지를 마지막에서야 찾고 다시 화성으로 돌아간다.
차이점은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에서 지구의 여자 친구는 화성의 남자 친구를 보러 가기 위해 우주인 훈련을 받는 장면이 있어 언젠간 만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고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과 함께 화성으로 이주를 하는 행복한 결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후뢰시맨>은 부모를 찾기 위해 지구에 있던 악당들을 물리치며 노력을 했고,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는 어색하기만 한 지구의 모든 것에 대한 재미를 느끼는 화성인과 그의 지구인 여자치구가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부모를 찾아간다는 점에서 맥락 또한 (억지스럽지만) 비슷해 보인다.
영화의 내용을 패러디한 코믹 영화를 보면서 저건 어떤 영화에 나왔던 것인지 딱 알아봤을 때의 느낌이었다. 액션 영화인 <후레시맨>과 하이틴 멜로 영화인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는 장르에서부터 큰 괴리가 있지만 머릿속 어두운 한 구석에서 <후레시맨>을 재밌게 보던 나의 어린 시절을 보이게 한 것이다.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 영화 자체는 재미있게 봤다. 조금은 뻔하지만 설렘, 애절함과 안타까움이 있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설정은 단지 주인공의 몸이 지구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만으로 이용되는 부분이 우주 영화라면 여러 번 볼 정도로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우주 영화를 설렘 가득하게 만드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았다. 또한 나의 어릴 적에 독특한 변신 퍼포먼스를 보이는 <후뢰시맨>을 친구들과 따라 하며 놀았던 기억을 나게 해 준 영화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