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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효진 Sep 16. 2020

음악으로 먹고산다구요?

구체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음악가들의 삶


얼마전 본 영상이 머릿속에 꽤 오랫동안 남습니다.


'제 1원리 사고법 : 추정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로의 접근' 이라는

일론 머스크의 사고 방식을 보여주는 인터뷰 클립이죠.

그가 개발해낸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는 사람들의 공통점인 사고방식인 것 같아요.



가장 근본적인 논거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문제를 압축해 나가는 것

즉, 모든 것을 구체적이고 디테일하게 나누어 개별적으로 보았을 때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부분이 보이고, 계획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저 또한 이러한 태도는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음악을 업으로 삼는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사고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그러한지

일론 머스크의 이야기를 따라

디테일하고 집요하게 들어가봅시다.




음악을

한다고요?



"무슨 일 하세요?" 라고 누군가 물어오면

우리는 흔히 말합니다, "음악 해요"


그런데 음악 일을 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정말 음악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일까요?


우선 음악을 한다고 말하는 데에는

노래, 연주, 작곡, 편곡처럼 실제 음악을 가까이하는 일부터

엔지니어, 프로듀서, 매니지먼트처럼 음악을 제작하는 일과

평론가, 기자, 칼럼리스트처럼 음악을 소재로 하는 일까지 다양합니다.


그런데 가수, 피아니스트 처럼 한 마디로 표현된 단어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들을 거쳐야 하는지 디테일하게 나열해보면

이게 과연 음악을 하는게 맞나 싶어집니다.


1) 가수

- 노래와 음악에 대한 공부와 연습

-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계속해서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활동

(ex. 대학생활, 팀 결성, 크고 작은 무대, 오디션, 유튜브, 인플루언서)

- 작곡가 또는 의뢰인의 요청을 잘 조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

- 팬들과 소통, SNS관리

- 회사, 클라이언트 등과의 계약 관리

- 방송, 공연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체력

- (경우에 따라) 작곡과 연주

- 레슨, 강사, 교수 등 위치에 따른 또 다른 업무 처리 능력


2) 재즈피아니스트

- 연주와 음악에 대한 공부와 연습

-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계속해서 연주 할 수 있는 활동

(ex. 대학생활, 팀 결성, 재즈클럽, 오디션, 유튜브, 인플루언서)

- 팀 리더의 경우 : 팀의 음악성 정립, 멤버들과의 의사소통, 스케줄 조정

- 자신의 음악적 특성이 무엇인지 알아야 함

- 혼자 연주할 수 없기에 베이스, 드럼 등 다양한 악기와의 네트워킹

- 페스티벌, 행사, 재즈클럽 등 다양한 무대 스스로 찾아보기

- 팀 혹은 자신의 앨범 준비 : 팀원 모집, 곡 제작, 악보 제작, 편곡, 소통, 녹음 스케줄, 출판, 유통, 홍보

- 사이드맨 : 리더의 방향성에 대한 의사소통, 의견 조율

- 레슨, 강사, 교수 등 위치에 따른 또 다른 업무 처리 능력


3) 작곡가

- 작곡과 음악에 대한 공부와 연습

-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계속해서 곡을 들려줄 수 있는 활동

(ex. 대학생활, 팀 결성, 오디션, 경연대회, 유튜브, 앨범 발매, 공연 등)

- 노래/연주를 같이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컬이나 연주자들과 의사소통이 훨씬 중요해짐

- 작곡 의도와 편곡 방향성을 전달하고 공연이나 녹음에서 그것을 완벽히 구현해 낼 수 있는 능력

- 특별히 프로듀싱을 맡기지 않는 이상 음반 발매의 전 과정을 책임지게 됨

- 다양한 악기와의 네트워킹, 발매 과정의 페이퍼워크, 발매 이후의 홍보 과정 필요

- 클라이언트의 의도를 파악하고 요청에 맞는 곡을 써줄 수 있는 능력

- 레슨, 강사, 교수 등 위치에 따른 또 다른 업무 처리 능력


이렇게 적어놓고보니 음악에 대한 이해도와 테크닉은 기본이고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훨씬 중요해보입니다.


더욱이 음악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죠.


세계적인 프로듀서 데이비드 포스터와 퀸시 존스, 베이시스트 나단 이스트. 아티스트와의 좋은 관계가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



일당백의

시대가 왔다



앞서 말했듯 음악은 결코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밴드라면 팀원들과 함께 곡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고

녹음실에 들어가면 엔지니어, 프로듀서와 소통해야 하며

세상에 자신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해서는

인터뷰하는 매스컴과, 관객들 앞에서 자신을 잘 소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더욱이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과거 전통적인 방식의 매니지먼트는 사라져갑니다.

회사들도 오히려 유튜브와 SNS를 주목하고 있죠.


그런데 스마트폰은 진입 장벽을 낮춘게 아니라

반대로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유튜브에 영상 하나를 올리더라도

기획, 녹음, 촬영 ,편집, 채널관리, 글쓰기, 홍보라는 단계를 거쳐야 하죠.

넘쳐나는 콘텐츠들 속에서 나의 존재감을 드러나게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단순히 '한가지 능력' 보다는

다양한 기술을 조금씩이라도 다룰 줄 알며

그것을 통합 및 관리하는 자기 계발 능력이 필요하게 된것이죠.


출처 : 재즈에비뉴 유튜브



음악은 하나의

공통 분모


"사랑, 믿음, 존중.
당신이 만든 음악은 당신의 인간성을 드러내요.
그게 핵심이죠.
그러니까 좋은 사람부터 되려고 하세요
좋은 음악 이전에요."

 - 퀸시 존스


세상에 음악 안좋아하는 사람은 없죠.

그것이 음악의 매력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음악을 업으로 삼기 위해서는

음악보다 더 중요한 일들을 해야 합니다.


이것을 모른다면 자신의 활동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이 길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죠.


그래서 음악가들이 언제나 '자기 음악' 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사나봅니다.

문자 그대로 "음악으로 먹고삽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나 될까요?


"음악으로 먹고살기” 라는 흔한 문장에

딴지를 걸어보며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 당신은 음악을 하며 살고 있나요?




글 김효진


'예술가의 영혼을 살찌우는 콘텐츠 제작소' 재즈에비뉴를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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