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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수민 Jan 01. 2022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애. 이. 아. 이> 애들도 이해하고 아빠도 이해하는 시사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2022.1.27. 시행

일하는 환경이 열악해서 노동자가 죽거나 치명상을 입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공장이나 발전소의 위험한 기계 앞에서 혼자 일하다 기계에 빨려 들어가기도 하고.

(고 김용균)

지하철 시설을 수리하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해. (구의역 김 군)

건물을 지을 때 울타리도 안전매트도 없는 높은 곳에서 일하다가 발을 헛디뎌 떨어지는 일도 많아서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높았어

그래서 법도 만들었고 사람이 죽을 때마다 모두가 ‘작업환경을 개선하자’고 입을 모으지만

여전히 노동자들은 위험하고 열악한 장소에서 보호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고 그래서 목숨을 잃거나 불구가 되는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지.

그 어떤 것 보다 ‘사람의 목숨이 중요하다’는걸 모두가 알고 있지만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먼저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구조를 꼽을 수 있는데

중대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설현장’을 예로 들어보자.

‘버들건설’ 이라는 큰 건설사가 건물을 지으려고 해.

만들어진 설계도에 맞춰 땅을 깊게 파고 철근을 박아 단단하게 토대를 만든 다음

콘크리트를 부어 건물을 높이 올리지. 깊은 지하나 높은 층까지 배관시설이나 전기설비 등 건물에 필요한 여러 가지 작업도 해야 하고 창틀이나 유리, 잡다한 시설들을 갖추려면 사람의 손과 발을 일일이 거쳐야 하는 일들이 많아.

이 모든 걸 대형 건설사 직원들이 도맡아 하느냐.

편의상 각 분야별로 구분된 업종의 사업자에게 돈을 주고 작업을 맡기는 거야.

‘버들 건설’이 A용역에 1000만 원을 주고 하청을 주면, A용역이 500만 원의 이윤을 남기고 B요업에 500만 원을 주고 재하청을 줘. 그러면 B요업이 C인력에 200만 원을 주고 일을 맡기는 거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1000만 원 정도가 드는 작업을 200만 원만 가지고 완수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야.

그러면서 작업자의 여건은 더 열악해지고 이것 빼고 저것 빼고 하다 보면 비싸고 번거로운 안전장치 같은 건 생략한 채 작업을 추진하게 되는 거지. 요구받은 시간에 맞추려면 바삐 움직여야 하고 말이야. ‘안전화’ 같은 경우 차바퀴에 깔려도 괜찮을 만큼 단단해서 엄청나게 무겁고 불편해서 빨리 다니기도 힘들다지?

그렇게 작업이 진행되다가 인사사고가 나면 최종 책임이 있는 버들 건설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A용역에 일을 맡겼기 때문에 모르는 일이 되고, A용역도 B요업에 일을 일임했기 때문에 책임이 넘어가고.. 결국에는 버들 건설의 책임자가 처벌을 받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거지.

큰 기업에서는 위험하고 번거로운 일들을 작은 기업이나 업체에 맡겨버리니

‘죽음의 외주화’, ‘위험의 외주화’라는 말이 나오게 된 거야.

건설사의 직원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사고를 당해도 보상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지키기 위해서 결국 원청기업의 책임을 무겁게 하는 법을 제정했어.

그게 바로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이야.

올해 1월 27일부터 이 법이 시행되면

하청을 줬더라도 원청 업체가 재해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아서 사고가 나면 처벌을 받게 되지.

처벌 수위도 1년 이상 감옥에 가도록 높아졌고, 법인에 대한 벌금은 10억에서 50억 원으로 높아졌어. 징벌적 손해배상도 최대 5배까지 물 수 있고.

그런데 50명 이하가 일하는 작은 사업장은 3년간 법시행을 늦춰서 논란이야.

왜냐면 노동부가 공개한 중대재해 사업장중 84%가 50인 이하 사업장이었거든...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노동자들의 아픈 외침이 공허해지지 않도록

좀 손해가 나고, 좀 귀찮고,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