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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다희 Aug 08. 2024

팔팔하게

오늘만 쓰는 짧은 글

오늘은 8월 8일. 

어쩐지 팔팔하게 팔팔 거리면서 하루를 씩씩하게 보내야 할 것 같은 날이다. 


지난밤에 졸리다, 할 일을 다 못해서 기분이 안 좋다며 투정 글을 쓰고 나서 곧장 누웠다. 모든 것을 다 잊고 잠이나 자자했던 게 효능이 있었나 보다. 오늘 아침은 기상할 때부터 달랐다. 맑은 정신으로 금방 잠에서 깬 걸 보면 간밤에는 푹 잔 모양이다.


비타민 주스 한 잔을 마시고 책을 읽었다. 누가 재촉하는 것도 아닌데, 읽을 책은 많고 읽는 속도가 늦어서 책 읽기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하려고 하는 마음은 목표의식과 동기부여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완성하지 못했을 때 자책으로 이어진다. 열정이 욕심이었다고 확인되는 순간 한 번 더 상처받는다. 온전히 내 안에서 싸우고 있는 의식들이다. 또 다른 의식이 말한다. 또 시작이군.


갑자기 허기가 느껴져서 아침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냉장고에서 꺼낸 베이글 반쪽을 에어프라이어기에 넣고 5분을 돌린다. 바싹하게 구워진 베이글 위에 크림치즈를 잔뜩 올려서 먹을 것이다. 베이글이 구워질 동안 블랙커피도 만든다. 식욕이 올라오니 방금 전 정신을 혼란스럽게 했던 열정이냐, 욕심이냐 했던 의식은 온대 간 대 사라졌다.


서은국 <행복의 기원>에서 행복은 소소한 행복감을 자주 느끼는 행위에서 얻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잘 자고 맛있는 것 먹고 싶은 것 먹는 걸로 기분이 좋아지는 나를 보면서 행복을 실감하는 중이다. 


이 기운으로 몰아서 오늘은 팔팔하게 지내보자.




사진: Unsplash의 Lorin B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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