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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라 Mar 27. 2023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 죽을 수 있어.

그렇게 말해줬다. 

얼마 전 측근의 A가 자살을 생각한다는 걸 알았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싶었고 또 한편으론 그 일로 죽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게 참 안타까웠다. 

A는 아이가 있었고 가정이 있었다. 회사생활을 꽤 했는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몇 년 동안 다닌 회사가 점점 일을 키워가면서 자신의 업무에 부담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했다. 


A 성격상 업무에서 자신이 어느 정도까지 확인해야 하고 남에게 잘 맡기질 못하는 성미라 새로운 일이 생기면 생길수록 본인이 신경 써야 하는 일이 더 많아졌고 그게 스트레스로 다가온 것 같았다. 물론 회사대표의 가족의 눈치와 또 다른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가정이 있는 처지에 쉽게 죽음이라는 걸 떠올린다는 게 나로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았지만 또 이런 일을 그렇게로밖에 생각지 못한 A가 안타까웠다. 


내가  A에게 처음으로 한 말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냐는 것이었다. 

이유를 듣고 난 후엔 그럴 수 있다고 공감해 줬고(물론 나도 어릴 적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잠시 한 템포 쉰다음 A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줬다. 


"A야. 네가 원한다면 죽는 건 언제든 죽을 수 있어. 그게 내일이든 모레든, 1년 뒤든 2년 뒤든."


그렇지 않은가. 죽겠다고 마음먹으면 언제든 시도하면 될 터였다. 본인이 실행만 하면 되는 거니까. 


"하지만 가족이 있잖아. 가만히 생각해 봐.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고, 앞으로의 경제적 미래가 걱정되는 것을 제외하면 지금 너의 상황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어."


A에겐 회사에서의 상실감, 내가 지금처럼 번다고 생활이 더 좋아질 수 있을까, 뭘 해 먹고살아야 하나. 이 고민을 제외하면 크게 문제가 될 일이 없었던 것이다. 아이는 잘 크고 있었고, 가정은 원만했다. 


"죽음을 생각하기 전에 좋다는건 다 해보자. 니가 원하는게 경제적 자유면 그것도 방법을 찾아서 가능하다는 방법은 다 해보자."


왜 아무것도 찾아보거나 시도해보지 않고 쉽게 그런 생각을 하는 걸까. 

왜 꽤 많은 사람들이 하던 일이 잘 안 됐다고, 내가 예상한 데로 상황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쉽게 죽음을 떠올리는 것인가. 너무 안타깝다. 


많은 이유로 그런 생각을 하는 이들 중 대다수는 결국 경제적인 문제가 크다.  다들 월급 받고 살아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이나 교육으로 인해 한 가지 방향만 보고 달리다 지칠 때쯤 넘어지게 되면 세상이 전부 무너진 것처럼 힘들어한다.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내가 생각을 조금만 바꿀 수 있다면 정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우린 아직 아무것도 시도해보지 않았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깨달았으면....



제발 회사가 다 인 것 마냥 한 방향만 바라보고 달리지 않았으면 한다. 부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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