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이렇게 재밌을 일이야?
나는.. NBTI 검사를 하면 INTJ가 나온다.
그... 관련 유명인으로 일론머스크가 있다.
전체 인구의 2%, 매우 극소수인 사람, 특히 여성에게는 찾아보기 힘듦.
전략적 사고에 뛰어나며 정확하고 계산된 움직임과 풍부한 지식, 상상력 풍부, 결단력이 있으며 호기김이 많지만 에너지 낭비는 안 함. 관심 없는 분야에 신경 안 쓰는 원칙주의자. 자신감과 신비로운 아우라를 가진 자.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사람 많고 시끄러운 장소는 별로.
개인주의자며 이기적이고 감정에 휘둘리는 걸 싫어함. 공상을 많이 하고 수다 떠는 걸 좋아함. 인간관계 정리를 잘하고 사람에게 정을 붙이는데 오래 걸림. 사람얼굴, 이름 잘 기억 못 함.
관종끼 있지만 내성적이라 표출 안 함. 이성적인데 감성적. 계획 짜놓고 지내는 거 좋아함. 몇몇 물건에 심한 집착을 보임. 개성이 강해서 특이하고 특별한데 타인에게 그런 소리를 듣는 걸 싫어함.
뭐 웬만한 건 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애엄마, 유부녀, 40대.
이게 요즘 나를 대표하는 수식어인데 이상하게 십 대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분명 몇 달 전 나보다 먼저 결혼한 20대 때부터 친했던 언니와 만나서 '하.. 참 인생 쉽지 않네.' 한숨 쉬던 게 엊그제인데 돈걱정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일이 편해진 것도 아니고 하는 일이 잘 돌아가는 것이 아닌데도 하루하루 약간의 설렘을 느낄 때가 많다.
내가 요즘 약간의 설렘을 느낄 때는
1. 새로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내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깨달았을 때,
2. 나도 모르게 브런치를 열어 글을 쓰고 있을 때,
3. 새로운 챌린지나 정보를 알게 되어 시작할 때,
4. 무언가를 분석해 보고 테스트하고 그에 관해 지식을 나누고 새로운 것을 실행해 볼 때
이렇게인데
오늘은 4번때문에 이 새벽에 설레고 있다.
구매대행에 만난 대표님들이 모인 챗방에서 우연히 내가 그전에 알고 있던 유뷰버의 유튜브 챌린지 공지를 보게 됐다. 공지를 볼 당시 구매대행에 신경 쓰고 책 읽고 돈 벌 궁리 하느라 바쁘니 유튜브 다시 하고 싶어도 나중에 해야지. 지금은 안돼.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뭔지만 보자 하고 클릭한 순간,
"어? 이 사람 거였어? 그럼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확.실.하.게.
유튜브 강의를 해주는데 거기다 무료란다. 대신 2주 동안 매일매일 영상을 작업해서 내 채널에 올리는 미션이 있었다. 나는 챌린지에 강한 여자 아닌가.
전에는 몰랐는데 무엇이든 챌린지형태의 것에 속하면 나는 진심 꽤 열심히 하는 편이었다. 근데 무료라니. 그래 일단 해보자 싶었다.
순간 아.. 이건 좀 오버인데, 내가 지금 한 가지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국에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그건 잠시.
새로운 미션에 대한 호기심이 먼저였다.
강사분은 "지금은 그냥 습관을 쌓는다고 생각하세요"라고 했다.
"죽이 되는 밥이 되든 아무 말대잔치를 하더라도 일단 매일 한 개씩 올리는 습관을 쌓는 게 중요합니다."
이미 예전에 아이와의 여행 영상을 핸드폰으로 편집해서 몇 편 올린 적이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 영상이 아니라 나를 브랜딩 하는 게 목표인지라.. 살짝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1일 차에 6분짜리 한 개, 2일 차도 한 개, 3일 차엔 어디서 본걸 따라 해보겠다고 챗gpt 질문 영상도 녹화해서 올려보고 했다가 오늘.
'하.... 좀 귀찮은데.. 하지 말까?' 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아.. 오늘은 상품도 못 올렸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아.. 근데 오늘은 어떤 영상을 찍지?'를 생각하면 또 잠깐 설레었다.
그렇게 새벽에 간단하게 주문확인을 하고, 새벽 1시부터 대본을 쓰고 녹음을 따고 저녁에 잠시 서치 해놨던 프로그램을 새롭게 다운로드하고 어울릴만한 관련 무료영상을 다운로드하여 자막도 수정하고 하는데..
'아, 왜 이렇게 재밌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_-???????
재밌어?
지쳐서 수정도 못하고 원테이크에 녹음한 어설픈 파일로 대강 때려 넣은 영상들. 처음 써보는 프로그램으로 어설픈 편집. 몰려오는 피곤함.
그런데 그런 것을 이길 정도로 이게 뭐라고 또 그렇게 재밌다.
그리고 이 재밌음을 기록하고자 또 다른 나의 재미, 브런치를 열어 잠도 안 자고 또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