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로라 Mar 25. 2024

안 맞으면 맞는 걸 찾으면 되지.

생각보다 심플했다.

오랜만이다. 

마지막 브런치 글을 쓴 이후에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열심히 회사생활하다 19년도부터 내 거 해보겠다고 

월급보다 돈 많이 벌어보겠다고 


전자책, 이모티콘 도전부터 애드센스, 구매대행, 리셀, 유튜브까지 오만 것들에 도전장을 내고 수많은 빠른 실패를 해 보고서야 이제야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경험한 후 선명해진 건

'나'라는 사람은 '내 스타일'이 확실한 사람이라는 것. 

좋고 싫음이 명확해서 조금이라도 싫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하기 싫어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워킹맘 주제에 퇴근 후 바로 집으로 들어갈 것이지 친정엄마에게 애를 맡겨놓고 업무와 전혀 상관없이 

"나 아이패드 드로잉 배우고 싶어"라며 난생처음 순수한 취미생활을 위해 돈과 시간을 썼다.


일주일에 두 번 한 달 수업이었는데 수업 막바지 즈음

"선생님 저 일한 지 벌써 십여 년이 넘어가요. 맨날 남의거만 열심히 해줬는데 열심히 해도 저한텐 남는 게 없는 것 같네요. 한 곳에 정착하고 싶은데 이번에 또 이직해야 할 것 같아요."

라며 한숨 쉬던 내게 선생님은 이렇게 얘기했다. 


"그래도 그렇게 오래 일하셨다니 회사일이 적성에 잘 맞으시나 봐요. 전 안 맞아서 프리랜서로 일한 지 좀 됐거든요. 성격상 못 다니겠더라고요."


'응? 회사가 나하고 맞아? --???? 안 맞는데...??

성격에 안 맞아서 회사를 안 다닌다고?  -- 그럴 수 있는 거야??'


나에게는 그런 생각자체가 너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일상을 살려면 생활비를 벌어야 하고 생활비를 벌려면 회사 다니면서 월급을 받아야 하는 게 아냐?'


그제야 당연한 것이 눈에 보였다. 


화장품을 샀다. -> 내 피부톤이랑 맞지 않아. -> 나에게 맞는 다른 화장품을 구매한다.

생활용품을 샀다. -> 생각보다 내 라이프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 -> 그럼 나에게 맞는 용품을 다시 찾는다.

옷을 샀다. -> 내 체형과 맞지 않는다. -> 내 체형에 맞는 옷을 구매한다.


회사생활을 한다. -> 내 성격,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 -> 다른 스타일의 업무방식 또는 일을 찾아본다. 


생각해 보면 심플했다. 

한숨을 쉴게 아니라 나에게 안 맞으면 나에게 맞는 방식,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보면 되는 거였다.


적은 돈이어도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이 삶에 중요하더라는 이야기를 어릴 때부터 듣고 자라와서인지 

월급 = 생활비에만 생각이 꽂혀 '나', '다른 길'을 아예 저 밑바닥으로 쑤셔 넣어놓고 살아왔다는 걸 그제야 알았던 거다. 

맙소사.



발상의 전환.


그 누구도 필요 없다. 

'나'에게 안 맞으면 '나'에게 맞는 것을 찾자.





'나'는 '나'다. 

내가 죽기 전까지 세상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다. 



'나'라는 씨앗을 심어놓고 매일매일 물을 주며 관찰해보자. 

오늘 조금 더 나에 대해 알아갈 수 있도록. 

오늘 조금 더 나답게 살 수 있도록.

                    

작가의 이전글 브런치에 오랜만에 돌아오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