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잘 살아보겠습니다.(??)
오늘 스스로에게 그리 만족하지 못한 날이다. 왜냐하면 무언가 도전하고 싶지만 주저하는 스스로가 싫었기 때문이다. 시간은 흐르니까 경력을 쌓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란 걸 알지만 내가 건축설계에서 그리 좋은 스펙을 가진 것도 아니고 배우고 싶은 열망이 남들보다 특출 난 것도 아닌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오늘 잘한 일을 써야 할 시간이 됐다.
어제 할머니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부모님과 나눈 대화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 요약하자면
-‘일’도 종류가 다양하다, 대학을 나와야 할 수 있는 일도 있고, 오래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있고, 본인이 만족할 수 있던 없든 간에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엄마는 ‘나’라면 집 주변의 사무소에 연락도 돌려보고 해서 마냥 내년을 어떤 준비의 발판으로만 남겨두는 게 아니라 건축설계사무소를 다녀볼 것 같다고 말씀하신다. 아빠는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하기 힘들면 안 하는 게 맞지,라는 의견이다.
부모님은 나를 이 세상에서 가장 응원하는 분들이라는 걸 안다. 나는 좋은 부모님을 만난 운이 있어서, 그리고 아직까지 부모님이 함께하는 운이 있어서 되게 운 좋은 사람인 게 맞다. 자식문제에 대해서 마냥 손 떼고 볼 수 없어하시는 분들이라 내가 취업을 할 때까지 여력이 되는 한 최소한의 생활비를 지원하실 거라는 걸 안다. 맹목적으로 독립을 응원할 수밖에 없고(부모님은 그런 분들이다.), 그런 감사한 사람들에게 오랜 기다림을 주고 싶진 않다. 하지만 역시 건축설계에 대해 내가 전문지식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이 산업에 관심과 흥미를 잃은 지는 좀 됐다. 스스로를 이렇게 평가하는 마당에 건축계에서 누가 나를 뽑아줄까?
이쯤에서 밝히는 건축업에 종사하고 싶지 않은 이유.
(넘기시는 걸 추천.. 사소할뿐더러 좀 불평이 섞여있어서 봐주기 힘듦.)
1. 건축이 뭔지 모르겠다. 어디든 그렇겠지만 배움은 끝이 없고 건축 관련 전문지식에 정말 관심이 없다. > 업계에서 성공하려면 관심과 흥미가 기반 이어야 하는데 쉽지 않을 듯.
2. 5년간 보낸 건축학과에서의 성취가 그리 자랑스럽지도 않고 만족스럽지 않다. 지치도록 열심히 했지만 뭔가 해소되는 기분을 못 느꼈다.
3. (지금은 나아졌지만) 사람들과의 교류에 적극적이지 않던 내 태도도 현 상황에 기여한 바가 약간은 있다.
+ 9시 출근 6시 퇴근이라는 주 5일제 시스템 + 이제까지 경험한 건축설계 프로젝트... 동태눈.. 자신 있어… (농담 삼아 얘기하는 거지만 정말 미칠 것이다. 하지만 건축은 정말 좋은 것이다. 나는 그 매력을 모르지만..)
건축을 시작했던 마음.
1. 멋져 보여서.
2. 돈을 많이 벌 것 같아서.
3. 잘할 것 같아서.
내가 바라는 라이프 스타일.
1. 자고 싶은 만큼 자고 일어나기. 대략 7시간 자면 개운하게 일어남. (수면의 자유 > 잠을 제대로 못 자면 미쳐버릴 것 같다.)
2. 돈은 그렇게 많지 않아도 된다. 내가 경계해야 하는 건 돈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나는 돈이 목적이 됐을 때 긴 슬럼프가 왔었다.
3.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 얕고 넓게, 느슨하게.
4. 독립을 하려면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경제활동을 위해 원하지 않는 일도 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최대한의 시간과 기간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 최대 4시간, 주 4일.
그렇다. 나는 이렇게 바라는 게 많다. 그래서 구직활동이 더딘가 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신중한 거다.
긍정적으로 생각… 해봐야 하지 않을까. 스스로라도?
글쓰기로 독립하고 싶다. 정말. 내 소원이다. 소원. 근데 간절하다고 이뤄지는 건 아닌 것 같다. 내가 뭘 해야 이뤄질 가능성이라도 있지.
조금 침착해진다. 속이 답답했는데 역시 해결책을 찾는 데에는 글 쓰는 것만 한 것이 없다. 내가 스스로에게 실망감을 느낄 땐 여전히 부모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이다. 그러니까 올해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내년에는 내 힘으로 독립해야 한다. 음.. 이런 걸 생각하니 떨린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대학 졸업식 연사가 떠오른다.
Part of growing up and moving into new chapters of your life is about catch and release. What I mean by that is knowing what things to keep, and what things to release. You can’t carry all things. Decide what is yours to hold. and let the rest go.
How will you know what the right choice is. In these crucial moments? You won’t. How did i give advice to this many people about their life choices? I won’t.
The scary news is you’re on your own now. but the cool news is you’re on your own now. We are led by our gut instincts, our intuitions, our desires, our fears, our scars, and our dreams. Hard things wil happen to us. We will recover. We learn from it. We will grow more resilient because of it. As long as we are fortunate enough to be breathing, we will be breathe in, breathe through, breate deep, breathe out.
미래가 밝지 않더라도, 온통 안 좋은 소식이 들리더라도 혹은 후회를 하게 될지라도 내가 한 선택이면 덜 힘들 것 같다. 얼마나 힘들지 모르겠지만, 뭘 얼마나 각오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곧 독립을 해낼 것이고, 내가 손을 뻗고 걸음을 옮기다 보면 언젠가는 덜 두려워질지도 모른다. 오히려 자랑스러워질지도 모른다. 내가 과거에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기억도 안 날만큼. 남들이 뭐라 하던 (부모님 조언은 귀 기울일 필요가 있지만.) 결국엔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잘 살 수 있다고 믿고 남은 오늘도 파이팅.
이제까지 나는 스스로의 쓸모를 증명하는 것에 목말라 있었다. 다정한 딸, 다정한 손녀, 다정한 동생, 다정한 친구, 다정한 이웃…. 나눌 수 있는 건 정밖에 기억이 없는데.. 아무튼 그것 말고도 내가 사회에 나눌 수 있는 걸 찾아봐야겠다. 다양한 시도. 필요하다. 내가 할 줄 아는 게 얼마나 많은데!. 사람들이 모르기 때문에 pr 할 수 있도록 늘 준비를 하고 다녀야겠다. 일단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어필할 수 있는 목록도 써봐야지 싶다. 명함도 하나 만들던지. 책자도 괜찮고..
오늘 잘한 일은 혼란을 겪고 있다는 걸 마주한 것이다. 내 주변 환경이 바뀌는 시기. 나는 이때 무얼 느끼고 누굴 만나서 어떤 대화를 하게 될까. 그래 나는 혼란스러워서 우울함에 침체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설렌다. 변화! 변화다!. 나도 뭐 재주가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