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 vs SPA vs 디자이너브랜드 vs 명품
옷은 어디에서 사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패션 콘텐츠를 제작하는 업(業)을 하다 보니 수많은 패션 뉴스, 댓글, 리뷰, 커뮤니티 글 등을 접하게 되는데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런데 실제로 저는 업무 특성상 가격대별로 수천만 원을 구매해 보니, 전혀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걸 점점 더 확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저 패션 시장별로 장단점이 있을 뿐이죠. 자신의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선택을 하면 돼요! 그런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게 자신만의 정답을 강요합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소비 구간이나 방식에 대해서만 고려하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보세/SPA브랜드/디자이너브랜드/백화점브랜드/명품 등의 패션 시장 중에 품목별로 자신이 주로 구매하는 곳이 정해져 있고 그것을 구매하는 논리에 대해서만 매몰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어떻게 사는 것만이 맞다고 강요하는 경우도 많죠. 전체적인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각자의 정답이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한데도 말이에요.
사실 패션 시장 각각의 성질만 제대로 이해해도 엉뚱한 곳에 가서 물건을 찾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타인이 어떤 상품을 구매했을 때 이해할 수 있는 포용력도 높아지죠. 마치 여행을 다니며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느낌과 비슷해요.
패션 커뮤니티나 다양한 채널의 댓글에서 이 주제와 관련된 워낙 많은 싸움(?) 보다 보니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게 필요하겠더라고요. 각자 평화롭게 '자신만의' 쇼핑을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전반적인 패션 시장에 대한 이해만 있어도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고 더 성공적인 쇼핑을 할 수 있어요!
그럼 도대체 패션 시장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일단 패션 아이템이 처음으로 소비자에게 선보여지는 것은 '신상품'으로 출시되었을 때입니다. 이런 신상품이 나오는 곳은 크게 6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어요.
해외 명품 브랜드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
국내 중고가 브랜드
국내 중저가 브랜드
SPA 브랜드
보세
이 분류는 기본적으로 가격대를 기준으로 나누고, 국내와 해외로 구분한 겁니다. 그리고 국내 브랜드는 가격으로, 해외 브랜드는 브랜드 가치로 나누었어요. 국내와 해외의 분류 방식이 다른 이유는 소비자의 성향 때문입니다.
*아직까지는 국내 소비자들이 도메스틱 브랜드의 브랜드 가치는 덜 고려하고 해외 브랜드의 가치는 더 관대하게 매기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실제로 패션 브랜드의 디렉터로 일하시는 분들이 몸소 느끼는 바가 그렇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 더 성장해서 앞으로 극복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국내는 명확하게 숫자로 보이는 '가격'으로 나누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국내 브랜드 가격을 2가지로 나눈 이유도 있어요. 중가 브랜드가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싸거나 싸거나 선택해야 하고, 중간은 없는 구조가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데요. 그래서 고가/중가/저가로 나누는 대신 ‘중저가/중고가'로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6가지로 나눈 분류에서 소비자는 자신의 상황과 목적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자, 그러면 어떨 때 어디에서 사는 것이 현명할까요?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보세 (지하상가, 에이블리 입점 쇼핑몰 등)
보세는 한 철 입을 트렌디한 옷을 가장 저렴하게 사고 싶을 때 이용하면 좋습니다. 트렌디한 디자인을 빠르게 카피해서 만들기 때문에 아주 싸게 이용할 수 있거든요. 게다가 가격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기 때문에 계속 더 저렴한 상품이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행에 따라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시도를 싶은 사람에게 최적이에요. 지하상가 같은 오프라인 시장은 현금 거래를 하면 더 저렴해지기도 할 정도로 법적인 범위를 벗어나서까지 더 가격을 내려서 협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물론 단점도 있어요. 브랜드가 없기 때문에 신뢰가 중요하지 않고 일단 싸고 예쁘게 만들어서 팔리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그래서 속여서라도 그냥 판매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이유로 품질 보증이 대부분 안 되고, 카피 제품이나 가품이 많으며, 교환/반품/사후 서비스 등도 거의 제공되지 않습니다. 사이즈도 대부분 프리사이즈이고, 표기가 정확하지 않을 때도 많죠. 가격이 가장 저렴한 만큼 전반적으로 품질이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기도 해요.
다만 여기에서 유의할 점은 전반적인 시장 특성이 그렇다는 것이지 예외도 있다는 점입니다. 보세에서도 사람에 따라 충분히 만족할 만한 품질의 제품을 고를 수도 있어요. 각자가 가진 품질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보세 시장의 기본적인 특성상 매우 고품질의 제품을 찾는 것은 거의 사막에서 바늘 찾기 수준입니다.
물론 보세에서도 품질을 높이려는 시도가 있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원가가 높아지면서 소비자 가격도 비싸진다는 문제가 있어요. 브랜드에 준하는 품질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정도로 대량생산/판매는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의외로 보세는 브랜드와 같은 품질이어도 가격이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더 많이 팔릴 수 있게 해서 생산량을 늘리면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판매를 촉진하려면 마케팅에 투자해야 하는데 그러면 어차피 그 비용이 또 추가되거든요. 결국에는 브랜드에 비해 차별점이 없어집니다. 결국 보세는 품질을 높일수록 가장 큰 장점이 사라진다는 결론이 나와요. 차별점 없이 비싸기만 한 제품은 팔리지 않아서 결국 시장에서 사라지고, 다시 보세 시장에는 저렴한 상품만 남는 상황이 반복되죠.
그렇기 때문에 때때로 안목 있는 사람이나 운이 좋은 사람이 보세에서 고품질 제품을 찾은 경험이 간혹 있을 수 있지만, 대중적으로 그런 목적으로 이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시장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계속 보세에서 품질을 찾아 헤매면 끊임없는 실망만 하게 될 거예요. (제가 실제로 예전에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https://brunch.co.kr/@colizet/10)
패스트 패션 브랜드 (ZARA, H&M, 8 Seconds, TOPTEN, SPAO 등)
패스트 패션 브랜드(통칭 SPA 브랜드)는 보세가 너무 불만족스러울 때 이용하면 좋아요. 보세보다 좀 더 나은 품질과 훨씬 편리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기본적으로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특징 중 하나인 대량 생산/판매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 중견기업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SPA 브랜드는 대부분 대기업, 글로벌 기업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기본적인 것을 보장받을 수 있어요.
단적인 예로 케어라벨만 봐도 제대로 품질 검수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소재에 대한 정보도 정확히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보호법에 의해 보장받는 7일 내 교환/반품 서비스도 다 받을 수 있어요. 심지어 30일 이내 교환/반품 가능이라는 혜택을 주는 곳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가끔 이걸 악용해서 상품 가치가 훼손되었음에도 교환/반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절대 그러지는 마세요...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소비자에게까지 피해를 줍니다.)
게다가 전국 주요 번화가에 매장이 있기 때문에 직접 입어볼 수도 있습니다. 저가 제품일수록 품질을 가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접 보고 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건 엄청난 장점이에요. 게다가 사이즈도 보세에 비해 훨씬 다양하게 나오는 편입니다. (이외에도 SPA 브랜드의 수많은 장점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https://brunch.co.kr/@colizet/11)
물론 패스트 패션 브랜드도 단점이 있어요. 아마 기존에 보세를 주로 이용했다면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신상품 가격이 품질에 비해 비싸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이런 브랜드들 역시 프리미엄 제품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 철을 기준으로 만들고 합법적인 품질/서비스를 보증하기 위한 비용, 매장 운영 비용 등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죠. (물론 세일 기간에는 보세보다 저렴한 제품도 많기는 하지만요!)
그리고 대량생산을 하는 과정에서 인권이나 적정 임금 문제, 환경오염 등의 이슈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디자인 카피나 택갈이 문제에서도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운 가격대라는 점도 고려해야 해요. 만약 이런 모든 문제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가격을 더 지불해야 하고 다른 선택지로 가야 합니다.
국내 중저가 브랜드 (백화점 여성 캐주얼, 지그재그 입점 브랜드 등)
국내 중저가 브랜드는 트렌드를 빠르게 쫓아가기보다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감성을 비교적 저렴하게 즐기고 싶을 때 이용하면 좋아요. 트렌디한 제품들도 있지만 보세나 SPA 브랜드에 비해 덜한 편이고, 조금 더 오래 활용할 만한 아이템 위주로 나오거든요.
다만, 단점이 있다면 이런 브랜드는 SPA 브랜드에 비해 대량 생산이 아니고 비교적 규모가 작다는 겁니다. 사실 브랜드에 감성을 담는 것 자체가 비용이 많이 드는 영역인데요. 생산량이 적어질수록 제품 하나당 드는 비용도 높아져요. 그래서 작은 규모로 브랜드를 만들어 가려다 보면 당연히 가격대가 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단점은 보세 택갈이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비교적 작은 규모로 중저가 가격대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모든 제품을 다 자체 디자인하고 생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비용에 비해 이윤이 남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택갈이를 섞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이런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격을 더 지불해야 해요. 비용이 높아질수록 제품 가격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국내 중고가 브랜드 (백화점 여성 캐릭터/커리어, W컨셉 입점 디자이너 브랜드 등)
국내 중고가 브랜드는 브랜드나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세련된 감성을 즐기고, 비교적 좋은 품질을 보장받고 싶을 때 이용하면 좋아요. 사실 최근에는 특히 오프라인에서 중가 브랜드가 많이 사라지고 있기는 하지만, 굳이 나눈다면 중가와 고가를 나눌 수 있기는 합니다. 국내 브랜드 중에서도 특히 20대 후반부터 30대를 타깃으로 하는 온라인 기반의 브랜드는 대부분 중가라고 볼 수 있고, 4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하는 백화점 입점 브랜드는 비교적 고가라고 할 수 있어요.
두 가지의 차이는 디자인적인 것도 있겠지만 품질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중가와 고가 브랜드는 원단, 봉제, 부자재가 약간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 구호(Kuho)와 구호플러스(kuho plus)를 비교해 보면 이런 차이가 확실히 느껴져요. 둘은 자매 브랜드이기 때문인데요. 구호에 비해 구호플러스가 훨씬 젊은 감성의 디자인이고 원단이나 봉제, 부자재의 퀄리티가 약간 낮은 편입니다. (여기에서 오해하면 안 되는 점은 '구호에 비해' 그렇다는 점이에요. 구호 자체가 삼성물산(구 제일모직) 브랜드 중 비교적 고가에 속하며 꽤 높은 퀄리티를 보장하는 곳이기 때문이죠. 보세나 SPA 브랜드의 품질에 비해서는 구호플러스가 더 낫습니다.)
이런 브랜드들의 단점은 앞서 소개한 중저가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입니다. 이전에 주로 저가 제품만 접했다면 이 가격대부터는 깜짝 놀라는 경우가 생겨요. 하지만 가격을 더 지불하는 만큼, 카피가 아닌 독창적인 디자인을 더 많이 접할 수 있고 품질도 더 나은 편입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예외가 있을 수는 있어요. 품질이나 서비스보다는 외형적인 디자인에 더 치중할 수도 있고, 같은 브랜드 내에서도 아이템별로 편차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제품이 이러하다'라고 이해하기보다는, '이런 경향이 있다'라고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 (AMI, 르메르, Ganni 등)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는 이국적인 감성을 즐기고, 비교적 좋은 품질을 보장받고 싶을 때 이용하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제품들은 해외로 여행을 떠날 때 느끼는 감성을 전달받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이 글에서는 예시로 국내에서 비교적 많이 알려진 브랜드를 들었지만, 이곳들 외에도 가격대별로 수많은 브랜드가 존재하고 추구하는 바가 각기 다릅니다. 그래서 가격과 품질의 편차도 비교적 클 수 있어요.
이런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의 가장 큰 단점은 해외보다 높은 가격입니다. 일반적으로 디자이너 브랜드는 현지에서 더 낮은 가격대로 판매되어요. 이런 가격 정책이 당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출/수입되는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물류뿐만 아니라 현지 마케팅 비용, 세금 등 수많은 것이 고려되어야 하거든요.
디자이너 브랜드는 비교적 규모가 작기 때문에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 경우가 드물고, 대부분 편집샵에 입점하거나 판권을 해당 국가의 회사에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중에서 만약 편집샵에서 유통된다고 한다면 제품 선별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겠죠. 그리고 국가별 오프라인 매장 비용이나, 재고 비용까지도 추가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판권을 거래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의 비용이 발생해요.
물론 요즘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직배송을 하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기도 하지만, 그것도 몇 만 원대의 국제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다른 국가에서 판매할 때 발생하는 여러 비용을 고려하면, 기본적으로 현지보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어요. (같은 이유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는 한국 가격이 더 저렴하고 해외 가격은 더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는 최고 수준의 디자인, 품질, 브랜드 가치를 즐기고 싶을 때 이용하면 좋습니다. 이전에 소개한 곳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좋은 제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럭셔리(Luxury)라는 것 자체가 직역하면 '사치품'이고, 실용적인 것을 넘어 과할 정도로 최고를 지향하는 브랜드들입니다.
사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능력치가 이렇게 다 좋은 건 엄청나게 많은 자원이 투입된 결과인데요. 세계적인 패션 하우스만큼 오랜 역사와 브랜드 가치를 가지려면 단순히 많은 자본이 투입되는 것뿐만 아니라 운도 따라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희소하고 매우 높은 가격에도 수요가 존재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하나 있는데, 명품 브랜드라고 해서 모든 제품의 품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가격이 높아질수록 좋은 제품을 만날 확률도 높아지지만, 안목이 없으면 제값을 하지 못하는 제품을 고르게 돼요.
그리고 명품 브랜드는 단순히 원가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를 조절하거나 더 높은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가격을 높이기도 합니다. 이슈화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일부러 아주 특이한 제품을 만들거나 과도하게 높은 가격을 매기기도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디자이너 브랜드에서도 이런 전략들이 종종 쓰입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가격이 높아질수록 제품에 더 투자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디자인, 품질 등에 대한 평가 기준 자체가 굉장히 높아져요. 명품 브랜드 사이에서도 디자인 카피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더 낮은 가격대의 제품들에 비해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입니다. 스타일만 비슷해도 카피가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죠.
당연하게도, 천 원짜리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과 천만 원짜리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은 그 무게가 완전히 다릅니다. 패션 회사들도 이 점을 정확히 알고 있어요. 그래서 만약 예산을 높여서 샀는데도 여전히 좋은 제품인지 모르겠다면, 제값을 하는 제품을 고른 것인지 다시 한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처음 명품을 접하는 단계에서 로고 플레이만 하는 제품을 고르거나 가장 낮은 가격대의 제품만 시도해 봤을 때, 또는 유행 타는 제품을 골랐을 때 이런 실수를 많이 하는데요. 어떤 제품이 좋은지 잘 모르겠을 때는 우선 대표 상품부터 살펴보는 것을 권장해요. 이렇게 해서 안목을 높인 후에 취향에 맞는 상품을 찾아가면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패션 시장별 장단점을 모두 살펴보았어요. 빠진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넓은 관점에서 최대한 많은 영역을 다루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마 이 분류에서 벗어나는 케이스로는 스포츠 브랜드나 중고 상품 등이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시장과는 상관없이 실험적으로 시도해 보고 있는 곳들도 늘 존재합니다.)
궁극적으로, 이 글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점은 모든 패션 아이템은 가격대와 상관없이 장단점이 있다는 겁니다. 단점 없이 장점만 있는 완벽한 선택지는 없죠. 예를 들어 아주 품질 좋고, 브랜드 가치도 높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면서, 디자인도 독창적이고 예쁜데, 저렴하기까지 한 제품은... 너무나 안타깝게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은 자신의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잘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되고, 다른 사람의 소비를 비난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패션 시장에 대한 오해 없이 개개인의 쇼핑 방식을 존중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걸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콜리젯에서는 누구나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가격대에서 좋은 상품과 브랜드를 소개할 거예요.
다음 글에서는 최근 핫하게 떠오른 '중고 시장'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반적인 패션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혹시라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