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를 읽고
책 <스토너>의 주인공 '스토너'는 개츠비처럼 화려한 삶을 사는 인물이 아니다. 젊은 시절,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혈기 넘치게 뜨거운 사랑을 하지도 않았다. 그의 삶에서 누군가를 죽이거나 싸우는 등 기가 막힌 갈등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저 누군가의 아들로 태어나 학교에 진학하고 직업을 갖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죽는다. 소설 속 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특별히 잘난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평범한 삶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내 삶을 바라보았다. 오늘도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이 동일한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했다.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사람들과 일하고 돌아 왔다. 하루 종일 누가 알아주거나 인정해주지 않아도 나름대로의 스트레스와 보람을 느꼈다. "난 내가 말야 스무살쯤엔 요절할 천재일줄만 알고 어릴 땐 말야 모든게 다 간단하다 믿었지" - 체리필터 <Happy Day> 스무살쯤엔 천재가 될 줄 알았지만 되지 못했다는 체리필터의 노래처럼, 나는 천재가 되지 못했지만 그럭저럭 먹고 살만한 서른 넘은 직장인이 되었다.
스토너의 삶에 대해 작가는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에 그를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동료들은 그가 살아 있을 때도 그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고, 젊은 교수들에게는 아무것도 일깨워주지 않고 단순한 이름에 불과하다 평한다.
하지만 나는 책을 읽는 내내 그의 삶을 응원했다.
그리고 특별할 것 없는 나의 삶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