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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로 Oct 03. 2023

믿음에 대한 다양한 생각

<우리는 모두 조금은 이상한 것을 믿는다>를 읽고 

‘라코타 족’이라 불리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농사를 짓는 부족이다. 농사의 핵심은 물을 제 때에 공급해 주는 것인데, 사막에 사는 그들은 늘 적절한 때에 비가 내리길 바랐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한 가지 믿음이 있었는데,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내린다는 믿음이었다. 실제로 어떠한 상황에도 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내렸다고 한다. 그들이 비를 내리게 하는 방법은 하나였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것이다. 오늘 기우제를 지냈는데 비가 내리지 않는다!? 그럼 내일도 기우제를 지내고, 다음 날도 기우제를 지내는 것이다. 비가 올 때까지, 비가 올 거라 믿으며 말이다.


어렸을 적부터. 더 정확하게는 사춘기 이전부터 나에겐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다. ‘나는 잘 될 거야.’ 어떻게 잘 될지, 얼마나 잘 될지, 뭘 할지 잘 모르겠는데. 일단 난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이런 알 수 없는 믿음은 종종 부모님에게 전파하곤 했다. ‘나 진짜 잘 될 거야. 엄마, 아빠는 날 자랑스러워 할거야.’라며 의기양양하게 말이다. 책 <우리는 모두 조금은 이상한 것을 믿는다>는 사람은 ‘자기실현적 예언’을 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즉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믿는 내용에 따라 실제로 그런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꽤 시간이 흐른 지금. 딱히 남 부러울 것 없는 현재 상황에서.. 믿음대로 잘 되었네? ㅎㅎ


최근 가장 재밌게 보는 예능 프로그램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최강야구’라고 말하겠다. 평소 야구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은퇴한 야구선수들이 모여 진심으로 야구하는 그들을 응원하며 본방사수하고 있다.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징크스’를 이야기한다. 빨간 장갑을 끼면 홈런 칠 거야. 경기 전에 모 할머니 국밥을 먹으면 승리한다 등 셀 수 조차 없는 다양하고 많은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징크스나 미신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예측 가능성과 통제감을 인지함으로써 불안한 심리를 잠재우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믿음은 힘이 세다. 누군가에게 믿음은 포기하지 않고 기우제를 지낼 수 있게 하고,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믿는 내용에 따라 그런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불안한 상황에서 이상한 믿음은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어떠한 믿음을 갖고 있는가? 그리고 그 믿음은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믿음의 힘을 알게 된 이상. 앞으로는 함부로 믿지 않겠다. 얼마나 믿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한 번쯤 생각해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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