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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로 Oct 03. 2023

'나'의 일하는 마음

<일하는 마음>을 읽고 

이 책을 처음 읽었던 때가 2019년이었나… 이 책을 어떻게 알고 읽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신입 사원이었던 때는 분명하다. 당시 나는 회사 생활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했었다. (이렇게 회사 생활을 하는 것이 맞는 건지, 내 삶을 이 회사에 바쳐서 열심히 하는 것이 맞는 건지.. 등) 고민 많던 나는 이 책을 읽고 또 읽었다. 나보다 오랜 시간을 살아온 선배이자 직장 생활이 담긴 이야기라 머릿속에 속속 박혔기 때문이다. 이미 직장 생활을 지나온 삶이 부럽기도 했고, 읽다 보면 나의 고민들이 하나, 둘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 책을 읽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는 문장이 있다.


저는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건 더 큰 성공을 바라는 마음과는 좀 다른데, 두려운 상황이 점점 줄어들고, 어떤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편안하게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당시 나는 더 큰 성공을 바라고 있었다. 특히 “연구원” 이라는 직업에 말도 안되는 자존심이 있어 ‘나는 월급쟁이 직장인이 아니고 연구원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입사 후 몇 달 지나지 않아 월급쟁이임을 인정했지만…) 직업적으로 큰 성공을 바라고 있었기에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당시 나는 상사가 갑자기 추가로 일을 줄 때면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야근을 결심하곤 했었다. 어느덧 사원을 지나 대리로 승진을 했고, 추가 업무를 주려는 상사에게 “죄송해요.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벅차서요.”라며 거절 의사를 표하곤 한다.


오랜만에 다시 읽게 된 이 책은 예전처럼 잘 읽히지 않았다. 작가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보다 일과 삶에 대한 나만의 가치관을 정립해 나갔기 때문이다. 물론 예전보다 일에 대한 열정은 줄어들고 칼퇴를 바라는 직장인이 되었다. 누군가는 꿈을 잃어버리고 현실에 맞춰 사는 나를 안쓰럽게 볼 수도 있으나, 나는 더 이상 회사 생활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일에 열정을 쏟는 것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제 일하는 삶도, 개인의 삶도 균형잡고 나답게 살아 갈 수 있다. “무지한 선택의 결과였지만 무척 운 좋게도 그보다 좋은 것을 상상하기 어려울만한 경험이었다” 며 회사 생활을 긍정하는 작가와 유사하게, 나도 이 회사가 아니었다면 상상할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있다. 오랜만에 <일하는 마음>을 읽으며 새삼 회사에 대한 고마움과 스스로 많이 컸다며 ‘나’에 대한 기특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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