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미디어 파사드
인간은 사물을 부수어버리는 데 놀랄 만큼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종이다. 그래도 가끔 아무런 실용적인 이유 없이 우리 건물에 이무기돌이나 꽃줄. 별이나 화환을 덧붙이며 감동을 받기도 한다. 이런 장식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에서는 물질로 기록된 선의. 응결된 자비를 읽을 수도 있다. 우리는 그것을 보면서 인간 본성에는 우리가 단순히 생존하는 것을 넘어서서 번영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측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이런 우아한 손길을 보면 우리가 실용적으로 사리를 분별하기만 하면서 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이익이나 권력과 아무런 관계가 없어도 가끔은 돌에 수도사를 조각하고 벽에 천사를 새겨놓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세부 장식을 조롱하지 않으려면 실용주의와 호전성의 측면에는 자신이 있어. 그 반대가 되는 연약하고 놀기 좋아하는 성향도 인정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허약함이나 퇴폐를 위협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인간의 부드러운 면을 찬양하는 태도를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한 것이다. --
-알랭 드 보통, 행복의 건축, P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