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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용헌 Jun 25. 2024

광화문에서 #14

花無十日紅

기억은 부질없고, 인생은 너무 짧고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 버려서 우리는 사건들 간의 관계를 제대로 관망하지 못한다고 내가 썼고, 그녀도 그렇게 썼다. 우리는 자신이 저지른 행동이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시간의 환상을 믿고 있다. 그러나 전 시대의 영혼들이 공간 속에 모두 뒤섞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던 모라 세 자매가 말한 것처럼 모든 사건들이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었다. 그래서 클라라 외할머니는 사물들을 그 고유의 차원에서 보고, 부질없는 기억력을 비웃기 위해 노트에 기록해 두었던 것이다. 


-이사벨 아옌덴, 영혼의 집2,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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