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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소년 Jan 02. 2025

새해 다짐 따윈 하지 않을 테야

"완벽한 게으름쟁이"


정확하게 나를 지칭 하는 말이다. 


나는 무언가를 결심하면 당장 시작 하는 못 된 습관이 있다. 물론 "지금 당장 시작하라" 라는 식의 동기부여를 좋아 하는 이들이라면 그거 참 좋은 습관이군요! 하며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겠지만 워워..슬프게도 딱 거기까지..


다이어트를 결심하면 헬스장을 등록한다. 그리고는 신발 오면 해야지~ 아 날이 너무 춥다~ 아 오늘 회식하기로 했으니까 내일부터~ 아 숙취가 있으니까 내일부터~ 라는 식으로 미루다가 한 번도 못간 적도 있다. 놀랍게도 이게 나의 현실이다. 그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새 해가 임박 했을 때의 계획인데 이것도 참 어마~어마 하다.


새 해 계획


1. 10킬로 이상 빼기

2. 피부 관리 열심히

3. 영어 공부 하기 

4. 유튜브 영상 찍고 편집하는 연습

5. 매출 증가

6. 부모님 자주 찾아 뵙기

7. 수익의 반은 무조건 저금 한다


따위의 계획을 세워봤자 세울 때만 좋다. 마치 모든 것이 다 이루어 질 것 같은 설레임. 연말 연시의 그 들 뜬 분위기 속에 편입되어 붕 떠 있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적어 내리고야 마는 망상 리스트가 될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번에는 뭔가 느낌이 다르다며 헤벌쭉 거리기가 일쑤..


그 미소가 어그러 질 때면 항상 또 다른 새 해를 앞 두고 있는 나와 마주치게 되지


"이룬 것이 하나도 없네..그래 내년에는 꼭!"


오 노..


이제는 최대한 연말연시의 들 뜬 기분과 멀어지려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는 하지만 항상 반 정도만 갈 순 없으니까 말이지..


그냥 똑같은 수요일이고 똑같은 목요일이다. 

어차피 하는 일은 바뀌지 않고 만나던 사람도 그대로. 

변한 것은 없다. 달력이 한장 찢겨져 나갔을 뿐.

하던 일을 하면 된다.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새로운 결심을 꼭 새해를 맞이해서 할 필요도 없거니와 

새로운 해라고 하여서 꼭 새로운 다짐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어제만큼만 하면 되는거고 오늘만큼만 하자는 다짐이면 되었다. 

그럴듯한 계획으로 전두엽을 피곤하게 굴리느니

가장 가까이 있는 것부터 확실하고 깔끔하게 해결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사는거다.


아 젠장..이것도 새 해 다짐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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