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일 경희대에서 트롯가수 장민호의 앵콜 콘서트가 있었다.
몇 년 전부터 미스트롯이니 미스터 트롯이니 하면서 가끔씩 내려가는 아들에게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과 출연 가수들의 역사에 대해 조금은 질투가 날 만큼 시시콜콜 세세하게 얘기하셨던 부모님이었다.
워낙에 관심이 없는 분야다 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부모님의 애정과 관심은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열정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내 주머니 사정이 조금 나아졌을 무렵, 기특하게도 나는 부모님께 트로트 콘서트 티켓을 선물하려고 마음 먹었다.
부모님이 특히 애정 하시던 가수는 장민호라는 가수였다.
약 두 달에 걸쳐서 콘서트를 검색했고 마침내
앵콜 공연이 떴을 무렵 운이 좋게 발견할 수 있었고 당시엔 별 감흥없이 티켓을 예매 했지만 막상 콘서트 장에 밀어넣고 끝나기를 기다리는 두시간 반 동안 나는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꼈다.
비록, 부모님의 눈과 귀와 마음을 즐겁게 해 주는 역할은 가수에게 전가 시켜 버렸지만 바깥에서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하늘을 나는 기분일 수 있었던 건 이 공연이 끝나고 바깥으로 나올 부모님의 표정과 앞으로 얼마나 될 지는 몰라도 지금 이순간을 기억하면서 두고두고 즐거워 하실 아버지 어머니의 앞으로를 생각하니 더 할 나위 없는 행복감이 몰려 와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은 상기된 부모님의 귀환과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내내 말씀을 멈추지 않으시며 즐거워 하시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이 맛에 돈 버는거고 이 맛에 효도 하는거다.
고맙다 장민호..덕분에 효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