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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youvely Jan 16. 2024

연애는 0%가 될 때까지 달린다.

일기장 part2

친구가 좋은 소식이라도 있는지 나를 다급하게 찾는다.


"야야야! 너 소식 들었어?"

"걔가 누군데?"

"걔 있잖아. ○○이!  연하랑 만난다더니 결혼하는 여자는 연상이라니 걔는 진짜 알다가도 모르겠다~"  

"처음 듣는데 안 궁금한데?"

미간을 구기는 날 보고 눈치를 살피고 이어간다.

"하긴 연상이라 그런지 너무 별로더라.. 성형한티가  많이 나고 블라블라"



입이 얼마나 간지러웠을까. 친구의 입이 오늘따라 더 가벼워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바야흐로로 10년도 더 지난 구 남자 친구 소식을 궁금할 거라 생각했던 걸까. 문득 어떤 정신 나간 여자가 발목이 잡혀 살게 될까 궁금했던 적이 있긴 하다. 일찍 헤어지지 못했던 게 되려 안타까울 따름이겠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연애를 하는 동안은 후회 없이 감정을 후회 없이 소비했다고 말이다. 그런 내게 결혼소식은 지하철에 혼잡한 승객사이를 헤집고 나와서 겨우 숨통이 지났다 싶었는데 가방이 스크린도어에 낀 느낌라 유쾌하지 않았다. 한편으로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으니 다행이구나 정도.



지금의 나로 성장하기까지 비바람 태풍도 많이 마주했다.

연애 조언을 하는 사람이 되기까지.


@copyright_marianne bos


결론대신 선택지.

후배 한 명이 낯빛이 어두워 보여 무슨 일 있는지 물어봤더니

그렁그렁한 눈으로 남자친구와 다퉜는데 마음이 힘들단다.

어릴 적 힘든 연애를 했던 순간이 떠오르면서 잠시 들어봤다. 열변을 토하는 그에게 미안하지만 왜 그들이 싸웠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연애는 둘이 그 상황을 잘 알 테고 한쪽 의견만 듣고 누가 맞다 해줄 문제는 아닌 거 같다.  누구의 잘못이라 한들. 헤어질 마음이 있는지. 지금 이별하면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는지. 혹시 자존심을 부리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게 될 거라고만 전했다.



연애는 둘 이하는 거라 제삼자로 조언을 해줄 뿐 선택은 너희가 하는 거고 그에 따른 결과는 온전히 선택한 당사자의 몫이라고. 다만 어떤 선택을 하던지 응원할 거라고 토닥였다.



힘이라도 얻었는지 지금까지도 그들은 ing이다.

그때 헤어지라 하지 않았는지 원망을 사거나 반면 잉꼬부부의 탄생을 축하하는 자리에 초청받을지도 모른다.


잦은 다툼에 지친다면 지인에게 듣고 싶은 조언을 갈망하지 말고 후회가 남을 것 같은 감정을 다 소비할 것을 권하고 싶다. 인은 힘들게 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는 사이다. 폭풍우가 지나가더라도 배우는 것은 있기에 감정소비를 망설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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