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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국 Jan 11. 2024

요즘 나의 사는 즐거움 3가지

소소한 즐거움이 삶의 낙이다.

많은 이들이 그렇듯, 요즘 사는 재미가 별로 없다. 사람 만날 일도 많지 않고, 술 마실 일도 별로 없으며, 노래 부를 일은 거의 없다. 그러니 일도 시큰둥하다. 그래도 삶은 이어지고,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가니 세상 탓, 세월 탓만 하고 있으면 안 되겠다 싶다. 그래봐야 무슨 소용인가. 그래서 의식적으로 즐거움을 찾아야 하고, 내 가족들과 지인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돌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요즘 나의 사는 즐거움 중 단연 첫 번째는 걷기이다. 서울에는 걷기 좋은 코스가 참 많다. 인왕산, 안산, 관악산, 청계산 등 서울을 빙 둘러 산들이 둘러싸고 있다. 재작년에는 서울둘레길 157킬로를 다 걸었다. 서울의 외곽산과 하천, 마을길을 연결한 서울둘레길은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참으로 훌륭하여 칭찬합니다!! (157킬로를 다 걸은 나도 칭찬한다~~) 코스 1 수락산 - 불암산, 코스 2 용마산 - 아차산, 코스 3 고덕산 - 일자산, 코스 4 대모산 - 우면산, 코스 5 관악산, 코스 6 안양천, 코스 7 봉산 - 앵봉산, 코스 8 북한산으로 8개 코스이다. 모든 코스가 다 좋았으나, 가장 좋은 코스는 1코스 수락산-불암산이었다. 사람이 많지 않고, 지루하지 않으며, 경치도 훌륭하고, 끝날 듯 안 끝나는 묘미가 있다. 서울둘레길 걷기 강추합니다~


남산-낙산-북악산-인왕산을 잇는 한양도성길도 걷기 좋은 길이고, 남산-서울숲으로 이어진 서울숲남산 나들길도 참 좋았다. 힘들이지 않고 편하게 산책하는 느낌으로 걷기에는 남산둘레길과 안산자락길만큼 좋은 길도 없을 것이다. 여새를 몰아 올해는 50킬로 걷기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지인 한분이 작년에 50킬로 걷기에 도전하여 17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나는 10시간을 목표로 훈련을 해보려 한다.


두 번째 즐거움은 요리하기이다. 작년에는 새로운 요리 만드는 것에 재미를 붙여서 깐풍기와 버섯탕수육, 닭갈비, 쌀국수 등을 만들어보았다. 올해는 새로운 요리보다는 닭볶음탕, 미역국, 감자탕, 고추장찌개, 삼겹살 덮밥 같이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을 맛나게 만드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재료를 씻고 자르고 다듬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리지, 정작 만드는 시간은 별로 안 걸린다. 내가 차린 음식을 가족들이 맛나게 다 먹으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다. 애들이 한식요리사 자격증에 도전해 보라고 하는데,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


세 번째 즐거움은 글 읽기와 글쓰기이다. 작년에는 어려서 읽지 않은 고전들을 읽기 시작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조지오웰의 '1984' 같은 것들을 읽었다. 데미안을 읽고 헤르만 헤세는 나랑 많은 점이 닮아 있어서 헤세 평전도 사서 읽었다. 데미안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아프락사스에 관한 이야기이다. 알의 세계를 깨뜨리고 '진정한 나'가 되는 것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요즘엔 브런치나 페이스북, 포털 뉴스클리핑 등을 통해 발견하는 짧고 좋은 글 읽는 걸 좋아한다. 인터넷으로 동영상이나 드라마만 보지 않고, 좀 더 의미 있는 혹은 생산적인 활동도 한다는 위안도 얻을 수 있다. 그런 글들을 읽고 그 감상이나 요지를 페이스북에 남기고, 그걸 모아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는 재미가 없더라도 소소한 즐거움을 만들고 즐기는 것이 사는 낙이지 않을까 싶다. 소소한 즐거움이 삶을 풍요롭게 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소소한 즐거움 찾기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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