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계속되고, 고민도 계속된다.
살면서 고민의 지점 첫 번째는 몸이 편할 것이냐, 맘이 편할 것이냐이다. 사람은 몸과 마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몸과 마음의 지향점이 같으면 좋으련만, 안타깝게도 둘의 지향점은 정반대이다. 우리의 몸은 끝없이 편한 것을 지향한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는 말은 몸의 지향점을 잘 표현하고 있다. 집에서 소파 혹은 침대와 한 몸이 되어 단 한 발짝도 움직이기 싫어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이 되면 그렇게 보낸 과거의 나를 미워하고 괴로워하지만 다음 주말이 되면 또 그런 생활을 반복한다. 이렇게 몸의 욕구를 떨치기는 참으로 힘들다.
그러나 몸이 원하는 쪽으로 선택을 하면 대부분의 경우 나중에 후회를 한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몸이 원하는 선택보다는 마음이 원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
- 침대에서 일어날까 말까 고민이 되면 일어나라.(몸 <마음)
- 밥을 더 먹을까 말까 고민되면 먹지 마라.(몸 <마음)
- 야식을 먹을까 말까 고민될 때는 먹지 마라.(몸 <마음)
고민의 지점 세 번째는 자기의 본심이 무엇인지 자기 자신도 모른다는 것이다. 나를 내가 제일 잘 알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기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려서 나의 장래희망은 확고하게 외교관이었다. 외교관으로서 전 세계를 누비는 것이 나의 꿈이었다. 그런데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 법! 뜻하지 않게 법대에 입학하게 됐고, 그래서 변호사로 살고 있다. 변호사로서의 삶은 더없이 만족스러웠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외교관으로서의 삶은 살아보지 못했지만, 드라마에서 보는 모습, 경험자로부터 들은 모습으로 생각해 보면 내가 원하는 직업은 아닌 듯하다. 난 내 생각만큼 외국어를 잘하지 못하고, 외국에서 사는 것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자기의 본심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때로는 살던 대로 사는 것 외에 새로운 삶에 대한 도전을 해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삶에 도전하면 새로운 경험이 쌓이고, 새로운 경험을 한 나는 이전의 나와 다른 사람이 된다. 가급적 많은 경험을 쌓으면 좋겠지만 모든 경험을 다 할 수는 없으므로,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삶의 경험이 녹여진 글을 읽으면 내가 무얼 원하는지를 좀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 때로는 나의 고민을 다른 이들과 나누면 대화과정에서 내 마음을 알아채기도 한다. 자신과의 대화 그리고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진짜의 나의 모습을 알아가게 된다.
삶이 계속되는 것처럼 고민도 계속된다. 고민을 방치하고 외면하면 계속 고민으로 남아 있겠지만 고민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풀어보려고 애쓰면 그 과정에서 고민이 해결되기도 하고, 나 스스로도 한 뼘은 더 성장한다. 몸이 원하는 것보다는 맘이 원하는 것, 나만 위하는 것보다는 타인도 같이 위하는 것, 내 본심이 진정 원하는 것을 찾고 이를 택하면 내 삶은 좀 더 나다운 삶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