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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클공장 노동자 Sep 14. 2021

0. 우당탕탕 피클 공장

프롤로그

사업가가 되었다.


올해 초 퇴사를 했고,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퇴사를 했고 이직은 쉽지 않았다. 학교라는 적이 있고 학생이라는 신분이 있어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했던 건 사실이다. 퇴사는 인생 계획에 있어 예상 밖의 일이었지만 이 기회를 통해 삶을 리프레쉬하고 한 템포 쉬어가는 시간으로 삼아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런 막연함 속에 오래전 예뻐서 저장해 두었던 피클 사진 한 장이 떠올랐고 이런 거 한번 팔아볼까 했던 옛 기억도 함께 떠올렸다. 그리고 옆에는 은퇴하고 시간이 많은 엄마가 있었다.


정말 가벼운 마음이었다.

피클은 엄청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다. 쉽게 재료를 구할 수 있었고 얼마든지 다양하게 바리에이션 할 수 있어 브랜드 확장도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우연히 갔던 식당에 꽂혀있던 '피클'이라는 책. 마치 운명처럼 눈에 들어왔고 정말 듣도 보도 못한 다양한 피클 레시피가 들어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재료로 피클을 만들 수 있으니 피클이라는 사업 아이템이 나쁘지 않다는 확신을 주는 느낌이었다.


그때가 2월이었고 지금은 9월이니 대략 7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사업자등록을 한건 4월,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것은 8월이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제껏 했던 경제 활동에서 내가 한 거라고는 회사에 들어가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고 월급을 받은 것뿐이라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웠다. '맨 땅에 헤딩'이라는 말이 이렇게 와닿는 말이라니. 모르는 것을 어디다가 물어봐야 할지를 몰라 아무 데나 전화해서 어디다가 물어봐야 하냐고 묻는 일의 연속이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내가 겪었던 일들을 어딘가에 남겨놔야 할 것 같은 강한 기분이 들어서. 그리고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마어마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앞으로 차근차근 정리해서 글로 남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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