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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발트 May 06. 2020

그림이나 그려볼까, 그런데 뭐부터 하지?

미술도구 준비! 고르기 어렵지 않아요.

 

 그림은 내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삶의 상당 시간을 나는 늘 그림과 함께 생활했다.

 다소 상대적일 수 있으나 지금까지 사용해온 도구들을 소개한다.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필요한 부분만 적어보았다.






 사실 그릴 종이 한 장과 연필만 있어도 그림의 조건은 성립한다. 누군가는 바로 사라져 버릴 땅이나 벽, 하늘, 물에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도구를 사용하는 그림 그리기의 수단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그중에서도 '글쓴이 코발트의 그림 도구'에 대해서 말이다.


 나는 연필과 샤프로 그리는 흑백 그림이나 색연필, 수채화물감으로 그리는 색채 그림을 주로 그린다. 그동안 브런치에는 흑백 그림과 함께 길지 않은 글을 써왔다.



물감 팔레트, 스펀지, 물통, 붓, 연필, 샤프, 샤프심, 지우개, 연필깎이, 티슈



 나의 가장 기본적인 그림도구다. 위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종이는 빠져있다. 나는 주로 크래프트지, 판화지, 수채화지 그밖에 일반 지류를 사용한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마다 원하는 재질이 모두 달라 특정 종이를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일반적으로 화방에서 판매하는 수채화지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제일 좋은 것은 집에 두고 쓰지 않는 수많은 재질의 메모장, 연습장이다. 의외로 질이 좋은 종이들이 숨어있다.


 수채화는 물과 물감을 섞어 채색을 하기 때문에 붓질 몇 번에 종이의 결이 일어나는 상황을 우려해야 한다. 단 한 번의 터치만으로 채색을 하는 단계의 실력자나 그런 방식을 쓰는 것이 아니라면 적당한 두께의 종이를 묶은 스케치북을 마련하자. 물론 낱장도 판매하지만 묶음 형태가 보관하기에도 용이하다.  


 그리고 연필, 목탄, 콘테 같이 물을 이용한 채색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 종이의 질은 크게 상관없다. 그림이라는 것은 최대한 많이 그릴 수록 노력이 실력이 되곤 한다. 보존을 위한 그리기가 아닌 연습용으로 그릴 그림이라면 갱지도 추천한다. 갱지는 다른 종이에 비해 장 수가 많고, 찢어 쓰기에도 편하다. 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찢어 버려도 좋다.


 종이에 그릴 때에는 0.3mm의 샤프를 사용한다. 얇은 선을 선호하고 깎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두꺼운 종이나 표면이 거칠 때는 미술용 연필로 그린다. 입시 미술에서는 커터칼로 길고 뾰족하게 다듬어야만 했지만 지금은 대충 연필깎이로 깎는다. 샤프와 연필의 심지는 선호하는 취향과 그리기 스타일에 따라 진하기를 선택한다. 나는 HB와 B, 4B를 택했다. 그리고 말랑말랑한 잠자리 지우개는 여전히 사용 중이다. 딱딱해서 잘 부스러지는 지우개만 아니면 된다.










 그림 그리기에 앞서 제일 장비 빨을 갖추는 재료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물감과, 붓! 나 역시도 모두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방에 갈 때마다 형형색색의 물감들 앞에서 시선을 빼앗긴다. 보통의 시작단계에서는 학생용 물감을 사도 무방하다. 국산제품의 색도 선명하고 훌륭하다. 같은 색의 립 제품이 존재하지 않듯이 물감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물감은 섞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가장 기본이 되는 24색 정도가 무난하다. 처음에는 세트로 구입하고 추가로 필요한 색만 용량을 늘려 구입한다. 부족한 색이 필요할 때 써보지 않은 타사의 제품을 구매해도 좋다. 그렇게 자신에게 맞는 색과 점도를 알아갈 필요가 있다. 팔레트는 물감의 개수에 맞춘다.





 되도록 가벼운 제품을 준비하자. 휴대하기 편하다. 단, 팔레트 칸이 들뜨지 않고 견고한 것을 고른다. 개인적으로 고체 물감용 팔레트를 쓰고 있지만 칸이 너무 작고 물감의 양도 적어 사용량이 많다면 불편할 수도 있다. 위의 제품은 넓이가 3칸으로 되어 있어 부피가 작지만 견고함의 특성상 무겁다. 그리고 붓에 물감을 묻힐 때 양쪽 색에 섞여 원하는 색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색을 자유자재로 조립해서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고체이기 때문에 쉽게 녹지 않고 오랫동안 쓰고 있다.





 붓은 짧은 것이 좋다. 주로 세필붓을 사용하는데 붓을 세심하게 다룰 것이 아니라면 인조모를 추천한다. 인조모는 털의 힘이 비교적 탄력 있고 쉽게 휘어지지 않는다. 반면에 동물의 털로 만든 붓은 부드럽지만 잘 퍼지고 값이 비싸다. 좋은 붓은 그만큼의 값을 하지만 붓의 훼손이 단기간에 발생한다면 되도록 저렴한 것으로 자주 바꿔 사용한다. 망가진 붓은 버리지 말고 활용하자. 거친 느낌을 표현할 때 요긴하게 쓰인다.


 붓의 굵기는 다양하면 좋지만 사진처럼 붓끝이 뾰족하다면 아주 얇은 선과 두꺼운 선 모두 그려낼 수 있다. 물론 약간의 기술이 필요하다. A4 사이즈보다 작은 그림을 그린다면 기본 6호를 써본 후에 추가적으로 구입하자. 나는 루벤스와 화홍을 주로 쓰는데 국산제품이다.

그림의 크기가 작을 경우에는 세필붓을 사용하지만 이젤을 사용할 만큼 그림 크기가 크다면 더 두꺼운 붓을 써야 함을 잊지 말자. 배경용으로 붓이 필요하다면 포스터물감 용인 구성 붓을 마련한다. 납작하게 생긴 붓이다.


 물감과 물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 스펀지도 필요하다. 수분을 모아 흐르지 않게 한다. 아까운 티슈를 많이 쓰지 않아도 되고 쉽게 마르기 때문에 편리하다. 그렇지만 붓의 물기가 가득해서 한 번에 흡수를 못할 때는 티슈로 닦아낸다. 쓰던 티슈는 그림을 다 그리고 난 후 팔레트를 닦을 때 쓰기도 한다.





 종이, 연필, 지우개, 물감, 팔레트, 붓이 필수 도구라면 티슈와 필통, 토시, 물감을 모아놓는 가방, 깔개는 없어도 될 보조 도구다. 작업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면 그림 작업 후 청결을 위해 신문지나 비닐로 깔개를 대신한다. 물감의 개수도 계속 늘어나 이를 한데 모아놓을 가방도 준비하자. 가방과 필통은 굳이 구매할 필요는 없다. 토시 또한 작업복이 따로 없다면 못 입는 옷을 잘라 만들거나 동네 문방구에서 구입하면 된다.





 지금까지 내가 쓰는 그림도구들을 살펴봤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각자 애용하는 도구들이 있고, 그 쓰임새가 다양하며 견해도 다르겠지만 은근히 서로의 도구들을 보는 것을 즐거워한다. 혹은 그림과 친하지 않지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 또한 어떻게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막막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어찌 보면 필요할 글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내가 그동안 애정을 갖고 함께 해온 소중한 것들이기에 기록을 해둬도 나쁘지 않게 느껴진다.





 주변에 있는 도구들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그림 그리기. 나의 시간처럼 모두가 즐겁고 설레는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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