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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발트 Aug 04. 2022

1990년대 풍경들

기억은 사진과 그림으로 남는다.

크래프트지에 수채



나는 장안동의 연립주택 반지하에 살았었다.

그곳엔 막내인 나와 두 살 터울의 오빠,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있었다. 때로는

어린 나를 이불로 덮어두고 떠난 도둑도 있었다.

성인이 된 후에 듣게 된 놀라운 이야기가

우리에게는 왜 추억이 되는 걸까.




크래프트지에 수채



진한 소주병과 맥주병 그리고 사이다병,

이들보다 더 큰 용기의 락스.

또 그들보다 더 커다랗고 둔탁한 요강.





트레싱지에 콘테



뒤죽박죽 섞인 주택들 앞에

무성히 자란 잎들의 줄 세움 나무.

그 안에 자리 잡은 우리의 아지트.

땅 파고 놀던 아이들과 어수선한 모래바람.





종이에 색연필



높이 매달린 과자를 따먹으라고?

아이들이 하니 나는 그저 따라 하기만 했다.

들린 턱이 우스워서 빨리 끝내고만 싶었던

파마머리 키 큰 여자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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