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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팅게일 Aug 10. 2024

할 수 없다에서 할 수 있다로

마이온 컴퍼니 월간 토킹 7월호 강연 후기 

그동안 잘 지내고 계셨나요,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작가 #라이팅게일 입니다.


저는 얼마 전 '잘하는 것이 삶이 되도록 '의 마이온 컴퍼니 월간 토킹 7월호에서 해외 취업에 관한 강연을 했습니다.


지난 6월 말 멋있는 류태섭(RTS) 대표님께 월간 토킹 7월호에 연사로 초청해주셨습니다. 거기다 함께 하시는 분들이 무려 Tyson Junho Moon 님과 Joonhyuk (Ryan) Kwon 이사님이셨는데 기라성 같은 분들과 함께 저를 생각해 주셨다니 정말 감사했습니다.


강연 준비를 위해 기존 연재물인 <기간제 교사에서 유튜브 본사까지>를 다시 읽어보았는데 해당 시리즈를 시작할 당시 마음 가짐과 열정이 되살아났는데요.


다만 문제는 제게는 오랜 시간 학습된 무기력이 있다는 건데요. 


돌이켜보면 저는 지금까지 제 인생이 완전히 실패한 인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멀리 일본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한글을 모른 채로 귀국해 들어간 초등학교 인생 첫 시험에서 까막눈으로 찍었던 시절부터 왕따 경험, 불안정한 가정 환경 속 방황이 삼수로 이어졌고 대학에 진학한 후에는 마음을 잡지 못해 방황하던 시절, 취업 실패와 대학원 자퇴에서 바로 이어진 임신에 출산, 두 번의 이혼 소송에서의 전 재산을 잃은 경험, 힘겹게 시작했던 첫 커리어였던 기간제 교사는 막판 재계약 불발로 쫓겨 나듯 나와 서른 다섯에 백수 싱글맘이 되었던 시절, 대학을 갓 졸업한 취준생보다 못한 스펙으로 울며 겨자 먹기로 준비했던 해외 취업을 준비했던 시간들, 지금 남편의 4번의 거절, 열심히 그리고 누구보다 치열하게 보냈지만 누군가에게 철저히 의지해야만 했던 4년간의 백수 생활 끝 39살이란 나이에 생애 첫 회사라는 조직에 취업했고 승진 이직까지 했으나 들어간지 1년 만에 번아웃으로 인한 공황장애로 인해 낸 병가기간, 극심한 우울증에 생의 갈림길에 서서 고민했던 처절했던 시간들과 급기야 몇 달 전 해고까지.


그야말로 제 인생은 실패로 가득 차 있었거든요.


무엇보다 이제 좀 살만해졌다고 생각한 해외 취업 성공 경험 이후 1년 만에 병가를 내고 자살 위기까지 갔던 지난 2년동안 저는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야 겨우 남들처럼 회사에 취업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 가정을 꾸리고 자리 잡고 사는가 했더니 아프기까지 하다니. 세상이 나만 미워하나 싶어 원망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꾸역꾸역 힘겹게 쌓아온 모든 시간들이 와장창 무너지는 순간이었어요.


어쩌면 해외 취업이라는 제 환경을 넘어선 자랑스러워할만한 성공 경험은 결론적으로 병가로 이어졌기에 그 또한 실패라고 결론 지었습니다.


이번 강연을 준비하면서 저는 그간의 학습된 무기력과 내 안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실패했다는 생각에 막연히 '이번에도 잘 안 되겠지, 기회가 왔음 뭐 해 내가 잘하려고 애써도 또 어떤 형태로든 나를 망가뜨리겠지' 등에 사로 잡혀 준비 기간 내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었습니다.


과거에 겪었던 괴로운 감정들이 마구 쏟아지니 잠잠했던 증상들도 찾아오고 불면증에 막판에는 아이까지 아파서 자괴감에 사로잡히기도 했습니다.


이쯤 되니 왜 하겠다고 했을까 후회도 되고 류태섭(RTS) 대표님께 적어도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 하는데 등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잘하는 걸 떠나 그냥 해내기라도 하자.


그럼에도 몸과 마음이 꿈쩍하질 않았습니다.


제 몸과 마음을 짓누르는 무력감을 이기기엔 불가능해보였고 아무것도 못할 수록 자괴감만 더 심해졌죠.

'지금 이미지 좋은거 같은데 실망하면 어쩌지,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가 과연 도움이 될까, 뭔가 실질적인 원포인트 강의를 해야 하지 않나?!'


저는 또 다시 남들의 시각에서 스스로를 바라보며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려 하고 있더라구요. 다른 걸 다 떠나서 그 안에 저는 없었습니다. 그동안은 나의 계절은 대체 언제 오냐고 환경탓 세상탓을 했는데 정작 이렇게 온 귀한 기회에 이런 마음 상태라니 죄책감마저 들더라구요.


그러다 발표 일주일 전 마이온컴퍼니(MYOWN) 에서 사전 질문 리스트를 보내주셨어요. 그제서야 발표의 실체가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보였거든요. 6년전 맨땅에 헤딩하듯 해외 취업 준비를 하던 막막했던 시절이 생각 났습니다. 그래, 이제는 나에게 당연해진 이야기들이 이분들께는 당연하지 않겠구나, 그럼 나의 이야기를 해야겠다. 용기가 생겼습니다.


세상에 자기 이야기 안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다만 기회가 없을 뿐이죠. 누구나 마이크를 붙잡고 싶어하는데 이렇게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다니 그 자체로 감동이었고 감사함이 가득 밀려왔습니다.


그저 다른 거 다 상관 없이 내 이야기를 하라고 세상이 나에게 마이크를 쥐어준 20분.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자 그저 있었던 이야기를 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특별하지만 또 특별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저는 저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작년 9월부터 <병가일기> 라는 시리즈를 시작으로 링크드인 내 주를 이루는 성공 및 성취에 관한 것과 달리 실패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게 이런 멋진 기회가 생긴건 그동안의 실패 경험 덕분이더라구요. 처음으로 제 실패가 너무나 특별해졌습니다.


저는 이번 강연을 기점으로 다시 한 번 세상에 나가보려 합니다.


그동안의 제 과거가 실패로 가득했다면 앞으로는 그 실패를 딛고 일어난 성공의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늘 감사합니다.


� Special Thanks to:


제게 이런 멋진 기회가 생긴 건 그간 저의 이야기를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신 많은 분들 덕분입니다. 마음 깊이 감사합니다.


뉴욕에서 이주호 (Philip) 대표님을 만나 인생의 챕터가 바뀐 후 마치 사회로 다시 돌아가는 멋진 컴팩 무대를 만들어 주신 류태섭(RTS) 대표님께 감사합니다.


강연 준비 내내 밀착 케어 해주신 Ara Koh 대표님께 감사합니다.


#라이팅게일 #할수있다 #마이온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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