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고기서 고기고 치킨의 연속이다

by 백건

인생은 고기서 고기고 치킨의 연속이다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의 옷은 무엇이 다른지 아시나요? 그건 주머니의 유무입니다.

살아있는 우리는 늘 뭔가를 담고 다닙니다.

지갑, 열쇠, 핸드폰, 명함, 욕심, 불안, 후회…

우리의 바지, 우리의 재킷의 주머니는 끝없이 무언가를 담으려고 만들어졌습니다.

심지어 옷에 주머니가 부족하면 별도의 가방을 더 들죠. 왜냐하면 우리는, 끝없이 무언가를 쥐고 있어야 마음이 놓이니까요.

쥐고 있어야, 채워야, 그래야 살아있는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죽은 자는 어떻습니까?

죽은 이들이 마지막으로 입는 옷,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습니다.

왜일까요?

더 이상 담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더 이상 담을 필요도, 담을 수 있는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덧붙이자면

2018년 첫 구속 후 가석방되었을 때 당시 삼성 부회장이었던 이재용 씨의 자택으로 치킨 배달 오토바이가 들어가서 화재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재벌도 호주머니가 얇은 샐러리맨도 먹고 마시는 건 매한가지입니다. 부자라고 하루 10끼를 먹지도 않고 신들이 마셨다는 넥타르를 마시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 세상을 떠날 때, 어떤 주머니도 함께 가져가지 못합니다. 돈도, 명예도, 자식 걱정도, 후회도, 심지어 사랑도 그 주머니에 담아 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아웅다웅하며 억척스레 주머니를 채우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그리고 그 주머니에 불안과 후회, 욕망, 질투, 미련을 담는 일도 멈추세요.

우리가 진짜로 채워야 할 것은 주머니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온기고, 지금 이 순간의 숨결입니다.

주머니는 비울수록 가벼워지고, 마음은 비울수록 자유로워지며, 삶은 비울수록 깊어집니다.

장작불이 잘 타오르게 하려면 장작을 촘촘하게 쌓는 게 아니라 장작 사이의 공간으로 바람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주머니를 비워내어야 그 빈 공간에

삶의 본질이 스며듭니다.


살아보니 별거 있던가요? 영원할 것 같던 젊음도 사랑도 그렇게 시간에 바스러지고 희미한 기억만을 남길뿐입니다. 흘러가버릴 덧없음에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고 바람에 흔들리는 신록의 푸르름에 창문을 때리는 빗방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삶을 살아가세요. 삶은 고기서 고기고 치킨의 연속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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