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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누의 서재 Nov 27. 2020

바이든 당선 이후 미국의 미래

서평 시리즈 #73 : <바이드노믹스> 매일경제신문사 국제부

얼마 전 미국을 이끄는 수장이 바뀌었다. 제멋대로인 인종차별주의자이자 타고난 정치 선동가, 트위터 중독자였던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고 역대 최고령으로 민주당의 조 바이든이 마침내 대통령이 된 것이다. 6년 임기의 상원 의원에 7번 연속으로 당선되었던 정치 베테랑 바이든은 그야말로 인내의 승리라는 인류 불변의 캐치프레이즈를 스스로 증명한 사례가 되었다. 


2차 대전 직후 세계 GDP의 절반을 차지했던 미국은 2019년 그 비중이 24%로 떨어지는 하락세를 길을 걷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세계의 패권을 쥐고 흔드는 강력한 국가임에 틀림없다. 때문에 미국의 정치 판도, 특히나 행정부의 수장이 누가 되느냐는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 사건이다. 


<바이드노믹스>는 오바마 대통령 이후 다시금 민주당이 집권한 백악권에서 출발할 세계 정세의 흐름을 시원시원하면서도 논리적으로 예측한 책이다. 직전의 정권인 트럼프 정권에서 비롯된 몇 가지 이슈를 먼저 분석하고 그와 정반대되는 성향을 지닌 정권이 다시금 세계에 불러올 파격적인 일을 함께 논한다. 트럼프 정권 말기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실패로 그의 행정력 부족이 탄로난 점은 트럼프 호 침몰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반면 40년이 넘는 정치 이력을 지니고 스스로를 외교 전문가라 칭하는 바이든은 정치색만큼이나 다양한 면모에서 다른 행보를 보여준다. 덕분에 미국은 다시 위대한 국가로 돌아가기 위해 사력을 다해 애쓸 가능성이 크다. 그 과정에서 세계에 벌어지는 이야기, 우리나라에 펼쳐질 위기와 기회를 엿보는 것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일이었다. 

트럼프는 현대판 데마고크라 불렸다. 고대 아테네의 정치 선동가를 일컫는 데마고크는 하루에도 트위터로 자신의 이야기를 손바닥 뒤집듯이 뒤바꾸는 트럼프를 표현하기에 적절한 표현이다. 오랜 민주당 정부 시절 점점 쌓인 백인 저학력자의 불만을 이용하여, 러스티 벨트에서의 강력한 지지층을 확보한 트럼프는 결국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당선될 수 있었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인 트럼프는 미국을 스스로 왕따로 만들었다. 자국을 보호하겠다는 일념으로 국제 사회에서 지나친 보호무역을 펼쳤고 이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미 무역에서 이익을 취하는 다양한 국가들을 규제하는 꼴이 되었다. 반면 자국의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법인세를 비롯한 세금을 전폭적으로 낮추며 미국인들이 숨통을 트일 수 있도록 조치했다. 파리협정에서 탈퇴한 것 또한 충격적인 행보였다. 중국과 더불어 세계에서 오염 물질을 가장 많이 내뿜는 국가가 기후 변화와 관련된 중요한 기구체에서 발을 빼겠다는 것은 환경을 내팽겨두겠다는 이야기였다. 

바이든이 이어받은 미국 정부는 현재 3조 달러가 넘는 국가 부채를 지니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때에도 1조 달러가 넘는 수준이었다. 이제 미국은 처음으로 부채가 GDP보다 많은 수준이 되었다. 그 옛날 디폴트를 겪었던 그리스, 잃어버린 40년을 걸어가고 있는 일본처럼 미국 또한 빚이 더 많은 국가의 반열에 들어선 것이다. 달러화를 찍어내는 나라라는 점에서 미국은 여태 대미 무역에서 수많은 흑자를 챙겼던 나라들을 엄격히 규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 막 앞 주자와 터치한 바이든은 재정 상태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건네야 한다. 온건한 중도주의자인 바이든이지만 그 또한 민주당 소속으로 조세 확충 제도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바이든의 공약집에는 거위털을 뽑을(세수를 늘릴) 방법을 잔뜩 적어놓았다. 21퍼센트의 법인세를 28세까지 높이고 거대 기업을 규제하여 향후 10년간 4조 달러의 세금을 거둘 것이라는 계획이 존재한다. 기업들이 과연 해당 조치를 견뎌낼 수 있을까 걱정이 들지만 바이든의 계획은 일단 그러하다. 

여기에 바이든은 FDR을 떠올린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을 이어받아 미국의 경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바이든은 그린 뉴딜을 이야기한다. 5조 달러의 막대한 투자를 통해 2050년까지 미국을 탄소 제로 국가의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덕분에 파리협정에서 탈퇴하면서까지 자국의 석유 및 에너지 산업을 부흥시키려 했던 트럼프 정부와는 달리 에너지 산업은 큰 파도에 휩쓸릴 전망이다. 반면 전기차, 솔라 등을 비롯한 친환경 산업은 밝은 전망이 예상된다. 상원 위원일 때에도 에너지 정책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지닌 바이든의 행보에 투자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중국을 향한 태도는 트럼프와 비슷하다. 트럼프 또한 중국을 집중적으로 견제했다. 2040년쯤에 이르러서는 전 세계 GDP의 11퍼센트를 차지하는 미국에 비해 30퍼센트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은 미국 입장에서 반드시 찍어 눌러야 하는 국가가 되었다. 트럼프는 중국VS미국의 경쟁 구도로 중국에 대한 보복 정책을 펼쳤다. 반면 바이든은 중국VS동맹국 기조를 펼칠 예정이다. 중국과 무역을 펼쳐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트럼프 때와 달리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한국이 인식된다면 한국의 대중국 무역 부분에서 다소 위태로운 줄타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국제부가 펼쳐낸 책답게 책의 호흡이 무척이나 간결하고 깔끔하다. 트럼프 정부와의 비교, 조 바이든의 행보, 정치권의 흐름, 바이든의 옛 이야기까지 군더더기없는 구성을 통해 바이든이 펼칠 정책을 오목조목 예측하고 생각해볼 수 있다. 


아직까지는 세계 패권국의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수장이 바뀌었다. 세계 경제의 지각 변동은 또 다시 시작되었다. 전임자와 후임자의 생각과 기조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점점 더 급변하는 세계의 흐름 속에서 이처럼 거대한 이슈를 놓친다면 다가오는 국제 정세의 파도를 피할 수 없다. 바이든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예측하고 도약할 수 있는 준비를 하루 빨리 끝마쳐야 할 것이다. 


바이든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예측한, <바이드노믹스>였습니다. 




* 본 리뷰는 매일경제신문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출처 : 

1) https://unsplash.com/photos/rynR1JQzEIY?utm_source=naversmartedito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api-credit

2) https://unsplash.com/photos/JvT32-UXpgg?utm_source=naversmartedito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api-credit

3) https://unsplash.com/photos/5gGcn2PRrtc?utm_source=naversmartedito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api-cr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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