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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누의 서재 Nov 28. 2020

좌뇌의 시대는 가고 우뇌가 함께 하는 시대가 온다

서평 시리즈 #75 : <새로운 미래가 온다> 다니엘 핑크

당신은 오른손잡이인가? 왼손잡이인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오른손잡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왼손잡이는 11%에 불과하다.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그 수치가 조금 달라진다. 소수의 몇몇 종목, 몇몇 포지션을 제외하면 왼손잡이는 대다수 운동 경기에서 강점을 지닌다.


주로 쓰는 손과 연결된 뇌가 반대편이라는 사실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스포츠 세계는 왼손을 사용하는 우뇌형 인간들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세상인 것이다. 반대로 나머지 세상은 그동안 좌뇌형 사고에 절대적인 지배를 받아왔었다. 그럼 도대체 좌뇌형 사고와 우뇌형 사고는 무엇인가? 우뇌는 종합적이고 창의적이고 공감적인 사고에 주로 사용된다고 한다. 반대로 좌뇌는 분석적이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영역에서 영향을 발휘한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찬란한 문명이 인간의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 활동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다.


<새로운 미래가 온다>는 좌뇌와 우뇌의 역할 구분에 상당 부분을 할애하며 책을 시작한다. 오랜 시간 우리의 사고방식과 그동안의 시대를 이야기한 이유는 하나이다. 기존의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가 지배했던 세상이 가고 이제는 감성적이고 추상적이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우뇌형 사고가 필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어느 한 가지의 사고방식만을 추구하는 것이 정답이 아니다. 현대인들은 이성과 논리를 통해 문명의 이기를 놀라운 수준으로 이룩했다. 이제 세상은 너무나 풍요로워졌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조금의 돈만 있으면 불과 50년 전 사람들에게는 평생의 꿈과 같은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대기업이 운용하는 유통몰에 가면 수십 만개의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선택받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무언가 다른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가 선택한 요소는 바로 우뇌형 사고였다. 공감, 감성, 디자인, 통합, 창의성과 같은 요소 말이다.

다니엘 핑크는 새로운 시대를 '하이컨셉'과 '하이터치'의 시대로 예측하였다. '하이컨셉'은 예술적인 감각을 통해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사람들을 매혹하는 이야기를 창조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하이터치'는 이성적인 관계를 넘어 감성적으로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새로운 시대는 6가지의 능력을 지닌 인재들이 크게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유희', '의미'이다.


디자인은 예술의 영역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예술의 영역은 맞을 수 있다. 동시에 문제 해결의 영역이다.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우리 주변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출발한다. 아름다움도 갖춰야 하지만 사용할 수 없으면 의미가 없어진다.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펜이 '필기감의 부족'이라는 실용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이성적 사고가 필요하다. 동시에 미적 아름다움을 완성할 수 있는 감성적 사고 또한 필요하다. 미래 시대가 원하는 능력이란 이런 것이다.


책은 2006년 출간되었다. 그리고 2020년에 이르러 '스토리'라는 요소는 실제로 현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비슷한 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에, 비슷한 TV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시대에 마음을 잡아끄는 스토리가 없이는 선택받을 수 없다. 저마다 특별한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심지어는 악마의 편집까지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팍팍해진 현실에, 아무도 신경 써주지 않는 개인의 삶에 공감을 보내는 것 또한 필수가 되었다.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적 외로움이 커지고 개개인의 권리, 감정 등이 중요했다. 또한 소중해졌다. 사고로 좌뇌형 사고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사람의 표정을 보고 감정을 읽어낼 수 없었다. 얼굴 전체를 통합적으로 살피며 감정을 파악할 수 있는 우뇌의 힘처럼, 사회와 개인이 처한 전반적인 상황에 공감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기업의 필연적 과제가 되었다.


이처럼 책이 무려 14년 나온 것을 감안하면 저자의 이야기는 놀라울 정도로 현재의 현실이 된 측면이 있다. 비록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그 옛날 예측했던 이야기가 저자가 이야기한 해당 연도에 실현이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저자는 결국 현대인에게 보다 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 좌뇌형 인간들이 노력하여 만든 세상은 이제 포화되었다. 넘쳐나는 자원과 넘쳐나는 풍요에 현대인들이 살아갈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우뇌의 힘을 빌려야 한다. 아시아 지역에서 좌뇌형 사고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감성적 능력이 필요하다. 체스 챔피언을 압도했던 슈퍼컴퓨터, 이후 이세돌을 압도한 알파고가 나온 상황에 극한의 사고 능력이 필요하지 않다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영역은 기계와 컴퓨터에 의해서 대체될 가능성도 높다. 때문에 더더욱 감성적 능력이 필요하다.


책의 대부분이 현실이 되었다. 저자의 놀라운 통찰력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저자의 주장처럼 우뇌형 사고를 장착하여 미래에 활약할 생각을 하면 설렘까지 느낄 수 있다. 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미래에 발맞춰 이성과 논리, 감성과 공감을 함께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좌뇌와 우뇌가 함께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 <새로운 미래가 온다>였습니다.




* 본 리뷰는 한국경제신문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출처 :

1) : https://unsplash.com/photos/_VkwiVNCNfo?utm_source=naversmartedito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api-credit

2) : https://unsplash.com/photos/HOrhCnQsxnQ?utm_source=naversmartedito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api-cr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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