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회로
아침 일찍 일이 있어 부지런히 움직였다.
모자만 대충 쓰고 나갈 수 있었지만 일을 끝내고 집에 가기엔 요즘 날씨가 너무 좋다.
일부러 일찍 일어나 씻고 화장도 하고 좋아하는 옷도 입어 밖을 나왔다. 기분부터 달라지는 저만의 루틴 같은 행위이기도 하다.
볼일을 끝내고 자주 가던 카페를 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출근 시간대에 나오니 기분이 이상했다.
나도 몇 개월 전만 해도 이 시간에 매일 출근을 했었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출근 시간대에 있는 내 자신이 이상한 괴리감이 느껴지는 듯 했다.
그러다 문득 면접 강사로 직장 다닐 때가 생각났다. 그 중에서도 자신감이 유난히 없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들이 자주 하던 말은 ‘못 하겠어요. 모르겠어요’였다.
나 또한 자주 하던 말이 못 하겠단 말이었다. 그 말이 버릇처럼 모든 일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듯 생각 없이 뱉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 때와 다름없는 날, 난 또 다시 못하겠단 말을 뱉었고 상대방은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 아니냐는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내 자신을 못하는 사람이라 단정 지어 자기합리화를 했던 거다. 그때부터 ‘왜 못하겠단 말을 뱉었을까’를 생각하다 자존감과 연관이 된다는 생각했다.
학창 시절 학교에서 아이큐 및 심리테스트(?) 비슷한 시간이 있었다. 그때 자존감이 ‘0’이란 숫자가 나와 심리담당 선생님과 상담을 했던 일이 기억났다.
(숫자 0이 나올 수 있단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내 자아조차 온전히 살펴보지 않았던 거다. 그때 이상한 기분과 함께 자존감이란 단어에 얽매인 채 계속 살아갔다. 처음부터 몰랐다면 아마 전 자존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생각도 많이 안 했을 수도 있었겠다, 란 생각도 했다. 한 번 인식하는 순간, 그 상황이 충격적이라면 더 나를 갉아 먹는 듯 하다.
주변 환경이 달라지면서 못하겠단 생각이 일단 해보자, 맛이라도 보고 적응할 수 있는 맛인지 영원히 쓴맛만 느껴질 맛인지 판단하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내가 바뀌어야만 누군가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단 걸 알게 되었다.
내가 했던 수업 방식은 절대 면접만 가르치지 않았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자세와 어떤 행동을 반복하는지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못하겠단 말을 뱉는 순간 전 못하는 건 없다고 말을 해줬다.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위해 자신을 감추지 않도록 말이다.
주눅 들지 않게 긍정적인 말과 그들의 장점과 강점을 최대한 끄집어내어 볼 수 있도록 해주다 보니 자신감 없던 사람들이 점점 용기를 내는 걸 볼 수 있었다.
지금도 나 또한 못할 것 같은 일들이 있다. 다만, 그 생각을 말로 뱉어내지 않으려 조심하고 있다. 말하는 대로 된다는 말이 있듯 못한다는 말을 뱉는 순간 진짜 못할 거란 생각이 날 지배할 테니까.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한듯 하다.
누군가의 조언을 자존심 때문에 외면하지 않고 그들이 날 바라봤을 때 드는 생각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생각이라도 해본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더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고 싶단 생각이 들어 관련 책을 많이 읽고 찾아보려 한다. 그 속에서 상대뿐만 아니라 같이 성장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