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땡땡 Jan 06. 2023

취미를 얻고 규칙적인 생활을 잃었다

  얼마 전 난 백수가 되었다. 회사 사정상 퇴사를 하게 되어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는 백수가 된 나는 비교적 마음도 여유롭고 시간이 많은 백수가 되었기에 새로운 취미를 시작했다. 전부터 해보고 싶었고 친구의 적극 추천이 있었던 코바늘을 시작한 것이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난 손재주가 있는 편이라 재봉틀도 어느 정도 다룰 줄 알고 손바느질이나 대바늘을 이용한 뜨개질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었다.(한때 취미기 인형 만들기였다) 하지만 코바늘은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시작해보기로 했다. 전에 뜨개질하다 남은 자투리 실과 다이소에서 구매한 천 원짜리 코바늘을 들고 유튜브를 찾아보며 간단한 목도리나 키링을 떠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결국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한 결과 목도리를 완성했을 땐 해가 떠 있었다. 목도리를 완성했다는 기쁨을 느끼는 동시에 허탈함도 있었다. 백수일지라도 나름대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 노력했는데 한순간에 망한 것이다. 원래 야행성이라 조금만 방심하면 밤을 새 버리곤 했는데 코바늘에 홀려(?) 방심하고 말았다. 새로운 취미를 얻어서 기뻐해야 할지 규칙적인 생활을 잃어서 슬퍼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아마 당분간은 밤을 새 가며 이것저것 만들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일찍 일어나서 낮에 취미 생활을 즐기면 좋겠지만 나한텐 그게 쉽지 않아서 당분간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더라도 새로 생긴 취미를 즐겨볼까 한다. 내 성격상 밤을 새워가며 열정을 불태우는 기간이 짧으니 그때까지만 즐기는 걸로...

작가의 이전글 자기애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