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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지 감로안 Jan 27. 2023

비거니즘 전성시대

우리 함께 느슨하게 비건 해요 4

                          

  “비건은 역시 힘들어!” “이렇게 힘든 걸 어떻게 하라는 거지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난 고기는 포기 못해!”


 이렇게 말하고 싶다면 우리느슨하게 비건 해요   

       

  내가 비건 지향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약간의 흥미를 가지고 적당히 비건에 대해 설명 듣고 난 후 이런 반응이 나온다. 

 

  “아휴, 대단해요. 고기를 안 먹다니.” “저는 도저히 고기  없이는 안되는데...”


 이건 그래도 예의를 차리는 사람들의 반응이다. 그러나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들은 그렇지 않다.


  “고기 안 먹으면 영양적으로 큰일 난다.” 


  “고기도 안 먹고 그렇게 몸 챙기는 걸 보니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겠다.” 


 “세상 뭔 재미로 사냐? 그냥 예전대로 살아라. ”


  참 많은 오해와 잔소리를 들어왔다. 그러면서 참 많이도 속상했고 억울할 때도 있었다. 아무도 내가 왜 고기를 안 먹으려 하는지 진지하게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할 수 없이 채식을 하는 건 아니니 주위의 참견이 힘들어 포기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진실을 알기 전과 후의 내 마음이 돌아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설사 불완전한 실천이라도 나에게는 의미 있는 행동이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며 내 삶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일을 할 때 나와 삶의 방식이 다르다고 지지가 아닌 질타를 받으면 나도 사람인지라 힘겨울 때가 있다. 

     

  비거니즘 실천에 회의가 왔을 때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사람들과 교류를 하면서 마음이 많이 강해졌다. 또한 생각을 다르게 하니 요즘은 조금 편해졌다. 100% 완벽한 실천을 하려고 했기에 나도 힘들었고 주변도 탐탁지 않게 생각했을 거다. 이제는 평생 비거니즘을 실천하려고 마음을 먹으니 오히려 자유로워졌다. 남이 뭐라고 하든 내 삶의 방식을 내가 존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주변인들에게도 엄격한 실천이 아니라 조금 느슨한 비건 실천을 권유하고 싶어졌다.   

       

  일상생활에서 큰 힘 들이지 않고 비거니즘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좀 더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우선 우리가 입고 쓰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면 된다. 신발,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동물의 학대가 벌어지지는 않았는지 생각을 해 보면 어떨까? 몇 년 전부터 동물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 결심을 한 후 옷 매장에서 항상 물어보는 단골 질문이 있다. 


  “이 제품 천연가죽으로 만든 건가요? 아~ 그게 아니고  제가 천연가죽 소재는 원하지 않아요. 동물보호를 위해    동물 소재로 만든 건 사지 않거든요” 


그러면 충분히 이해했다는 분들이 예전보다 많다. 그리고 비건이시구나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좋은 반응이다.  

     

  화장품을 고를 때도 조금 유의하면 된다. 2022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동물실험을 실시한 화장품을 유통하거나 판매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만 중국으로 수출하는 화장품은 여전히 동물실험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는 화장품은 수입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 소비자용을 만드는 제조사라도 중국에 수출할 때는 동물실험을 하는 현실이라 반드시 상품 구입 시 확인해야 한다.  

        

  팬데믹 이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모두 다 느끼고 있을 것이다. 환경수업을 하다 보면 육식이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임이 명백하므로 우리는 채식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굳이 비건이 아니더라도  건강을 위해서 채식의 필요성은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생활습관 못지않게 식습관 바꾸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할 수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비건은 없으니 채식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일주일에 한 번 고기 먹지 않는 날을 정하면 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붉은 고기를 먹지 않고 서서히 그다음 단계를 밟으면 된다.

          

  동물을 비롯한 모두를 차별과 억압, 착취에서 해방시키는 실천이 바로 비거니즘이라고 이해한다면 우리는 좀 더 쉽게 실천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면 내가 하는 행동이 기후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에서 누구 하나 다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된 엄마들은 더욱더 비건을 잘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엄마들이 함께 한다면 나도 좋고 이웃도 행복하고 지구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 할 것이다. 우리, 느슨하게라도 비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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