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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은퇴 Dec 03. 2022

12번째 이직 후 드디어 천생연분 회사를 만나다.

프로이직러의 진짜 정착기

좀 이른 감이 있지만 핏이 딱 맞는 회사를 찾았다. 본의 아니게 본의로 수많은 이직을 하면서 파랑새를 좇았다. 안정을 버리고 스타트업 씬에 발을 담근 건 안정보다 자율과 성장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반복된 이직을 했지만 후회를 한 적은 없다. 1년을 안 채우고 퇴직금을 날렸을 때 빼고 혹자는 나 같은 커리어를 약삭빠른 이라고 표현했다. 부인하지는 않는다. 다만 변명을 하자면 거의 항상 C레벨급의 포지션이었기에 회사의 위기를 초래하는 결정이 될 때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내 옷을 걸고 의견을 개진했다.


물론 내 역량 부족으로 그 벽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 내 의지로 떠난 곳 중에 일부는 배에 구멍이 났고 내 손으로는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이 섰을 때였다. 그리고 정말 가라앉았다. 혹은 비즈니스의 환경 변화로 내가 할 일이 없다고 판단이 섰을 때 일을 찾아서 떠났다.


그랬던 내가 핏이 맞는 회사를 찾았다고 하면서 내 커리어를 풀어놓는 이유는 회사의 존망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회사이며 이제 로켓을 만들어 쏘아 올리기만 하는 회사라는 것이다. 물론 구조적인 것들은 분명 존재하고 큰 리스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CEO와 CEO가 꾸린 팀 그리고 그 팀을 운영하는 CEO의 철학이었다. 애자일, OKR, 워터폴… 다 좋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툴이 아닌 그것을 쓰는 철학이었다.


스테이지랩스에 합류한 지 이제 한 달 반. 겨우 그것을 보고 어떻게 아느냐고 하겠지만 이 씬에서 한 달은 씬 밖의 회사의 1년과 맞먹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의사결정 포지션에 있는 사람이면 그 기간에 서로서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본다.


1. 대표와 경영철학적 핏이 맞다.

우리 대표 마이클은 내가 감히 건방지게 평을 하자면 지금까지 함께 일해 온 대표 중에 손에 꼽히는 대표이다. 잘한다 못 한다를 개념이 아닌 그간 내가 창업을 성공적으로 한다면 펼치고 싶었던 철학을 그대로 실현해주고 있는 대표이다. 대표와 경영철학적 핏이 맞다는 건 전생에 나라 구한 수준이라 생각을 한다. 그 어려운 일이 내게 벌어졌다.

마이클이요? 내가 아는 CEO 주에 최고였어요.(라고 쓰라고..읍읍)


2. 최고의 복지인 일 잘하는 스테이지랩스 동료들이 있다.

스테이지랩스 전체 팀원들의 인성과 에티튜드도 탑 클래스이다. 날이 서 있지 않고 유연한 업무태도를 가졌다. 팀원들 간의 라뽀 형성도 잘 돼 있어 월드컵을 슬랙 댓글로 공유하며 시청할 정도이다. 모든 사람이 날이 선 팀에서 있었던 적이 있다. 그렇게 모으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그들은 무능했으며 모럴해저드 했고 무엇보다 일을 하기 싫어했다. 그와는 정반대인 사람들이 우리 스테이지랩스 팀원들이다.  

내게 최고의 복지인 스테이지랩스 동료들

우리는 이틀만 출근을 하는데 그중 이틀은 만나기만 하면 같이 술을 마신다. 이렇게 술 자주 먹는 스타트업은 처음 봤다. 하지만 그만큼 같이 있고 싶어 하고 서로를 그리워하는 존재라는 뜻이며 직장동료와 이렇게 친하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랍다.


더 중요한 것은 업무 퍼포먼스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난 친하고 쏘쏘한 것보다 안 친한고 일 잘하는 게 훨씬 더 좋다. 하지만 우리 스테이지랩스팀은 친한 것이 비례해 일을 매우 잘한다. 기폰 퍼포먼스가 높으니 친밀함에 따라 시너지가 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러니 뻑이 가지

이러한 삼박자 인성, 에티튜드, 퍼포먼스가 맞으니 주 3일 원격근무가 가능한 것이다. 심지어 전일 재택을 하다가 팀원들의 성화에 못 이겨 이틀 출근으로 바꿨다고 한다. 그 외에도 타 회사에서는 경영실험으로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을 테스트 도입해 볼 수 있는 토양인 것이다.


3. 아이템이 너무 핫하다.

우리는 Mnetplus라는 서비스를 개발한다. Kpop의 제 일선에서 아티스트와 팬의 연결고리가 되는 서비스인데 글로벌 서비스다 보니 사용자수가 국내 서비스로는 도달할 수 없는 지표를 다루고 있는 중이다. 과연 국내 스타트업 씬에서 이 정도 지표를 다뤄볼 수 있는 팀이 몇이나 될까? 그것도 한국인만이 아닌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최근에 MAMA2022 - Osaka를 다녀오고 너무 가슴 벅참을 느꼈다.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가 누굴 대상으로 하는지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직접 눈으로 보고 나니 더욱 우리 서비스가 좋아졌다.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라구요.


얼마 전 리더회의에서 나는 그런 말을 했다. 우리 스테이지랩스는 흙으로 치면 흑토와 같다고. 흑토는 신의 축복이라 불리는 양질의 토질로 심기만 하면 비료를 따로 주지 않아도 풍년이 되는 영양이 풍부한 흙이라고 한다. 바로 경영 영양이 풍부한 우리 팀이 바로 스테이지랩스라는 뜻이었다.


우리 팀은 전쟁, 천재지변과 같은 나쁜 특이점만 발생하지 않으면 케이팝의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 혹자는 이야기한다 케이팝이 회광반조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나는 우리 스테이지랩스가 회광반조가 아닌 초신성을 하나 더 만들어 내고 있는 중이라고 이야기한다.


윤종신의 환생이란 노래가 떠오른다.

늘 힘들었던 나의 출근이 이렇게 즐거울 수 이있나요호오~

오 놀라워라 일을 하는 내 모습~

오 새로워라 처음 보는 비즈니스~

매일 이렇다면 모진 스타트업도 참 살아갈만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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