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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력에 대한 회고

새 봄에 새 생명력을 보았다.

by 봄날의 햇살

월요일 아침, 출국을 앞둔 아들 녀석에게 한 끼라도 제대로 챙겨주고 싶어 장을 보던 중, 유난히 부는 거센 비바람 때문인지 오늘따라 문득 따뜻한 커피 생각이 간절해지더군요.


근처 스벅에 들러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주문하고, 커피를 마시려는 순간, 창밖을 바라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작은 나무 한 그루에서 인생의 소중한 교훈을 배웁니다.

아마도 개가죽나무인 듯한 이 나무는 대단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네요.


무려 네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다섯 번째 새순을 움트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경이롭습니다.

아래쪽 밑둥은 서너 해 전쯤 누군가에 의해 꺾였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새순을 틔워내어 튼튼한 줄기 기둥으로 성장하였군요.


그리고 또다시 시련이 찾아왔고, 연이어 두 번 꺾였지만

작년 늦가을에는 다시 새순을 틔워 올렸습니다.


그러나 추운 겨울바람에 생장점의 말단이 얼어 죽고, 올 봄에는 다시 새싹을 피워내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개가죽나무의 생명력을 보며

나름 열심히 산다고 발버둥치며 살아왔던

그러면서 사는 내내 힘들다고 투정부렸던

제 모습이 부끄럽고 숙연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비가 다 그치고 나면,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하고 싶습니다.

저녁에는 서울의 야경을 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요즘 여러가지로 많이 지치고 힘든 상황들의 연속이라

생각도 많아지고 무의미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그런 저에게

'괜찮아. 할 수 있어!' 라고 이야기 해주는 것 같습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는 새봄에 만난

개가죽나무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https://youtube.com/watch?v=rJ9RgHnbCag&si=cSgLop9En24CY73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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