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산물고기 May 25. 2024

미국에서 아이들과 일요일을 보냅니다


주중 내내 집에만 있어 답답했을 

아부지와 아내를 골프 보낸다. 


골프도 치시고, 저녁도 맛있는거 드시라고 

말씀 드리고, 집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조금 피곤했던 아빠의 마음을 알았던걸까 

평소에 낮잠 시간이 적은 둘째 재아가 

낮잠을 푹잔다. 


다행히 나도 낮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재이는 아빠가 낮잠을 자는 옆에서 

태블릿을 잠시 본다.


재아가 깨어나고, 이것 저것 짐을 챙겨 나선다.

날씨는 따뜻한데 바람이 많이 분다. 



첫번째 코스는 아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먹기다. 

평소에 먹던 맥도날드나 포틸로스가 아닌 

버거킹에 아들과 함께 간다. 


재아에겐 우유를 주고, 아들과 난 

감자튀김과 햄버거를 먹는다. 



다 먹을 때쯤이 되니, 재아가 응가를 했다. 

상당한 양과 냄새다. 


도와 주겠다던 재이는 동생의 어마어마한 양과 

냄새 때문에 잠시 화장실 밖으로 

나가야하나 고민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끝까지 참고, 아빠를 도와 

동생 기저귀를 함께 갈아준다. 


맛있게 먹고 나 근처 공원으로 간다. 

공원에 가기 전 아들에게 미리 말해두었다. 


동생이 있으니 예전처럼 아빠가 같이 

미끄럼틀을 타거나 같이 뛰어놀진 못할꺼라구.


그러자 아들이 

"그럼 보고는 있을꺼지?" 라고 물어본다. 

응. 당연하지. 

둘째를 안고 아이가 노는 모습을 바라본다. 


혼자 노는게 별 재미가 없었는지, 

몇번 놀다가 돌아 가자고 한다. 

처음엔 다른 놀이터에 가자고 하다가-

그냥 집에서 목욕을 하면 좋을꺼 같단다. 


집으로 돌아와, 그냥 들어가긴 아쉬워 

아이는 자전거를 타고, 난 뒤에서 유모차를 민다. 

날씨는 따뜻 했지만, 바람이 강하다. 


그래도 스스로 폐달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 



집으로 돌아와, 아들 딸과 함께 욕조로 들어간다.

셋이 함께 깔깔깔 거리며 목욕을 한다. 

따뜻한 물만큼, 마음도 따뜻해진다. 


그러곤 같이 누워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내가 급히 해야할 일이 있을 땐, 

첫째가 둘째랑 놀아주고, 

또 재아가 토를 하면 재이가 뛰어가서 

손수건을 가지고 온다. 


그냥 손수건을 가지고 달라고 하지 않고,

재이야! 속도 150 보여줄 수 있어?

라고 하면 쏜살같이 뛰어서 가져다 주는 

아들의 모습이 마냥 귀엽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아빠와 아내가 국밥 한그릇 포장해 돌아왔다. 


얼큰한 국밥에 소주 한잔 걸치고, 

한숨 잔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만으로 

행복한 일요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미국에서 주7일 근무를 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