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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산적독서가 Jan 30. 2024

어머니와 대추

1년에 서너 차례 대추를 사서 어머니 댁에 택배로 보내드린다. 제기동 경동시장과 바로 붙어있는 청량리시장 안에 대추와 밤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충남상회라고 있다.

그곳에서 산다.
그리고 택배로 부친다.

왜 꼭 그곳에서 사느냐? 어머니의 오랜 단골집이기 때문이다. 외출과 대중교통 이용이 자유로울 때에는 어머니가 직접 그 가게에서 대추를 샀다. 그러나 이제는 신체가 좀 부자유스러워졌다. 외출,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연세가 되었다.

그런데 오늘 갔더니, 충남상회는 업종을 바꿔서 대추를 팔지 않았다.(취급을 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인근 다른 곳에서 샀다.​

한번에 최대 10만원어치 정도 산다.

돈 걱정없이 어머니를 위하여 대추를 사서 보낼수 있어서 참 좋다. 소확행이다.

대추 사서 보내달라는 어머니의 부탁은 언제나 반갑다.

두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첫째, 대추로 차를 끓일 수 있는 기력이 아직 남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둘째, 무언가를 직접 몸을 움직이며 하고 싶어하는 의욕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대추차는 주로 어머니의 아들 딸 먹으라고 나누어 준다.

1931년생이시다. 93세. 혼자 산다.


몸과 마음이 아직 건강해서 혼자 사는데 문제가 없다.


오늘도 대추를 사서 보내드렸다. 그리고 전화 드렸다.

충남상회 아닌 다른 곳에서 샀다고 말해드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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