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서너 차례 대추를 사서 어머니 댁에 택배로 보내드린다. 제기동 경동시장과 바로 붙어있는 청량리시장 안에 대추와 밤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충남상회라고 있다.
그곳에서 산다.
그리고 택배로 부친다.
왜 꼭 그곳에서 사느냐? 어머니의 오랜 단골집이기 때문이다. 외출과 대중교통 이용이 자유로울 때에는 어머니가 직접 그 가게에서 대추를 샀다. 그러나 이제는 신체가 좀 부자유스러워졌다. 외출, 대중교통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연세가 되었다.
그런데 오늘 갔더니, 충남상회는 업종을 바꿔서 대추를 팔지 않았다.(취급을 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인근 다른 곳에서 샀다.
한번에 최대 10만원어치 정도 산다.
돈 걱정없이 어머니를 위하여 대추를 사서 보낼수 있어서 참 좋다. 소확행이다.
대추 사서 보내달라는 어머니의 부탁은 언제나 반갑다.
두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첫째, 대추로 차를 끓일 수 있는 기력이 아직 남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둘째, 무언가를 직접 몸을 움직이며 하고 싶어하는 의욕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대추차는 주로 어머니의 아들 딸 먹으라고 나누어 준다.
1931년생이시다. 93세. 혼자 산다.
몸과 마음이 아직 건강해서 혼자 사는데 문제가 없다.
오늘도 대추를 사서 보내드렸다. 그리고 전화 드렸다.
충남상회 아닌 다른 곳에서 샀다고 말해드리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