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색, 계)
색, 계
두 글자를 읽어 보자.
그 차이를 인지하였는가 영화의 제목은 색계가 아니다.
색, 계 - Lust, Caution 하나가 아닌 두 개의 단어이다.
사실 이 영화를 몇 년 전에 보긴 했지만,.. 그때는 이렇게 깊은 여운을 받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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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영화감상의 현시점은 그보다는 두 배우의 표정연기에서 감정을 읽는 부분이라든지,
사랑을 대하는 남녀의 다른 태도라든지.. 심리적인 부분에 더 집중되어 있다.
우선.. 두 인물에 대해서..
사랑은 눈빛에서 온다.
양조위는 그전부터 풍기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배우였고, 탕웨이 역시 그 매력을 십분 발견한 배우
이 영화는 두 남녀가 주고받는 눈빛에서 아슬아슬하고 애틋하게 드러나는 감정선을 보는 매력이 상당하다.
그 배우를 좋아하게 되는 것 그들의 매력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란, 바로 이렇게 배우가 그 배역에서 몰입도를 발견하게 될 때인가 보다.
이 영화에서 양조위는 친한 왕가위 감독의 부탁으로 출연했다는 인터뷰 기사가 있었고, 평소 선한 역할을 주로 맡아 철저한 친일파로의 배역이 큰 도전이었다는 후일담인데,..
양조위는 선한 역할이든.. 그 반대의 역할이든. 그의 눈빛..
이 영화에서의 그녀의 미모에 대해서 언급한 어느 기사글이 떠오른다.
'방부제 미모를 자랑하는 탕웨이'...
나. 도.
인. 정.
보면 볼수록 동그란 얼굴형과 콧방울.. 야리야리한 몸매.. 하며 소녀형 미인이다.
그리고 오히려 화장 안 한 얼굴이 훨씬 예쁘다.
왕치아즈(탕웨이 분)는 유난히 푸른색 계열의 의상을 많이 입었다. 블루가 그녀를 대변하는 색이라면, 그 상징의 의미는 무엇일까. 차가움. 이성?
블루는 색(Lust)과는 대비되는 색이라 하겠다. 영화 포스터처럼 오히려 레드가 어울리겠지
왕치아즈는 광유민(대학내 연극동아리 회장)에게 호감을 가진 여느 순진한 여대학생으로 등장하지만..
영화 내내 양조위(미스터이)를 암살하고자 그를 꾀어내는 연기자의 역할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내내 감정을 숨기고 혹은 포장하고 (광유민에 대한 연정까지도 속으로 삼킴) 감정을 쏟아내는 장면이란 딱 한 장면이다. 바로 유영감에게 미스터이의 마음을 사로잡기는커녕, 내가 그이에게 사로잡혀버릴 거라고 소리치는 장면이다.
두 번째, Love and Lust혹자의 블로그 글 중. '온전히 여자의 시선에서 본 색, 계'라는 글에서,
여자의 사랑은 전부요, 남자의 사랑은 부분이다
치아즈가 다이아반지 보석상에서 그를 암살할 계획을 꾸미고,
마지막에
'내가 지켜줄게'라는 그의 말에
'가요, 어서'라고 자신의 목숨을 걸었을 때,
양조위의 태도 변환이 매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였다.
처음 그는 그녀를 백 퍼센트 신뢰하는 듯 보였다.
보석상을 이리저리 살피는 그녀의 행동에도 '왜 그래?'라는 말뿐, 전혀 의심을 보이지 않았고
그녀가 도망치라고 위험을 알렸을 때조차"응?" 이라며 의아해하기만 하다
그러다 갑자기 몸을 날리며 도망치던 모습.. 사실 자동차로 로켓처럼 몸을 던지던 장면은 좀..... 웃겼다.. 그녀는?? 그 순간.. 남자의 정절이란 것을 물어보고 싶어졌다.
사실 이렇게 그녀의 허리를 감싸던 장면.. 둘이 아름다워 보였거든.. 깜짝 서프라이즈 선물로 보석을 선물해주던 그의 깜찍한 마음.
아마 이 장면이었겠지? 그와 그녀가 마음을 주고받았다고 느꼈던 순간..
그 둘은 욕정만이 아니었다. 그녀가 그의 마음을 알아주고, 외로움을 달래주었을 때, 그리고 그가 고마움을 느꼈을 때 둘은 분명 통했을 거다.
사실, 이해가 되지 않았던 장면은 미스터 이가 처음으로 치아즈와 관계하던 순간.. 지나치리만치 새디스트의 모습을 보였던 점이었는데,
그 둘의 관계가 욕정에서 시작했으나 점점 사랑의 구색도 갖추는 듯한 흐름을 보여주는 설정일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이 포스터가 보이듯이
치아즈이거든.
욕정인 듯.. 사랑인 듯..
Caution이란 어찌 보면, 사랑과 욕정의 경계를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욕정이 사랑은 아닌데, 사랑을 부르고 착각하게 만든다.
미스터이는 유부남에 나이도 지긋한 중년이지만, 치아즈는 성경험도 암살 계획을 위해 학습한 순진한 여대생이었고,
마음을 준 남자가 있는 한 다른 남자(광유민)의 키스를 허락하지 못하는 순정녀이기 때문에..
미스터이는 그녀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걸 아는 순간, 바로 뒤돌아 설 수 있는 남자였고, 치아즈는
그가 자기를 지켜줄 거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다른 단원들이 모두 친일파의 고문에 쉽게 무너질 때 이 믿음으로 자백하지 않는 깊은 신념을 보였고, 위장신분이 탄로 날 때 자살용으로 옷깃에 감춰둔 약을 떼어버리며 미소를 짓는 여유를 보인다)
물론 그 믿음은 허망하게 끝나버린다.
블루로 관철되는 그녀이기에 역시나, 양조위를 떠나보내며, 자기가 살아날 기대 같은 건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죽을 수도 있는 것 그건 그녀였고, 그러지 않은 것이 그 남자였다.
영화 색, 계
두 주연 배우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몰입도가 상당한 매력의 영화
작가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매력 및 연기력의 뛰어난 조화다.
특히 영화 스토리는 실제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니.. 더욱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