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 작업실에 다녀왔다.
오늘은 왠지 그러고 싶었다.
대단한 의지 따위 없었다.
와서 마른 식물들만 급히 물을 주고
나도 물 한 잔 마시고 책을 읽었다.
송경원 <얼룩이 번져 영화가 되었습니다>를 펼쳤다.
천천히 곱씹으며 읽게 되는 글이었다.
만약 내가 어젯밤 자기 전에
'내일 평소보다 한 시간 더 먼저 일어나 작업실에 가 책을 읽겠다'라고 계획했다면
분명 난 그 계획을 실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사람의 심리는 뭘까.
막상 계획하면 저항하게 되고
누군가 지시하면 의욕이 떨어지는 이런 심리.
천상 나는 돈 못 벌어도
누구 밑에서 일은 못 하겠다.
내일은 어떠려나?
내일의 나는 어쩌려나?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