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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 Mar 26. 2020

한 줄 여행 #5

당신이 그곳으로 떠나야 할, 단 한 줄의 이유 #5

"투박한 외투를 걸친 유리의 도시"

코닝, 미국 (Corning, USA)


제공 : 아로비

"거기 그릇회사 아니야?"

이 도시의 이름을 듣는 사람들 열에 아홉은 아마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맞는 말이다. 그릇 만드는 회사 코닝은 미국 뉴욕주의 도시 '코닝'에서 따온 이름이다.


같은 뉴욕주라고는 하나 맨하탄에서 차로 4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

이동거리로만 따지면 서울-부산보다 더 멀다. 역시 미국은 넓은 나라다.


출처 : corellebrands.com

코닝사에서 생산하는 여러 그릇과 식기들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역시 코렐이다. 가성비도 좋거니와 '깨지지 않는 아름다움'이라는 광고카피로 이미지 각인에 성공했다. (영어 카피는 'Long Lasting Beauty'라는데 우리나라 카피가 훨씬 선명하다.)


출처 : corning.com

코닝사는 그릇을 만들지만 그릇만 만드는 회사는 아니다. 최고의 유리회사인 코닝사는 스마트폰쓰이는 강화유리를 비롯해 유리로 된 거의 모든 것을 만들어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닝시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강산이 17번 가까이 변하는 동안 아예 도시 전체를 '유리의 도시'로 바꾸어놓았다.


제공 : 아로비

코닝의 첫인상은 외모와 담쌓은 사람처럼 투박하다. 게다가 시내라고 해봤자 큰길 하나 정도뿐인 작은 도시.

그러나 그길 작은 가게들의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게 된다. 유리 공예품 파는 가게, 유리 공예에 필요한 재료와 도구를 파는 가게들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출처 : cmog.org, 아로비

코닝의 하이라이트는 역'코닝 유리 박물관(Corning Museum of Glass)'이다.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을 위해 길을 찾아오는 수고로움을 감수할 만큼 코닝에서 절대 빼놓을 없는 곳이다.

유리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작품들을 수없이, 원없이 감상할 수 있다.


제공 : 아로비

코닝에 갈 때는 박물관 입장료와 함께 충분한 시간 여유를 챙겨가야 한다. 작품감상뿐만 아니라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수업이나 체험도 참가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유리호박 만들기 체험은 방 한켠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는, 오래도록 깨지지 않을 추억을 선물해주었다.


제공 : 아로비

불순물 없이 투명한, 그리고 깨지지 않는 단단한 유리를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매끄럽고 섬세한 유리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들은 하나같이 거칠고 투박했다.


제공 : 아로비

코닝에서 돌아오던 길, 노을 지는 하늘이 유리가마처럼 붉다.

뜨거운 불가마 속에서 차가운 유리를 만들어내는, 투박하고 거친 껍질 속에 섬세하게 반짝이는 내면을 숨겨둔 도시.

깨지지 않는 아름다움, 코닝은 정말로 유리를 닮았다.


"코닝, 투박한 외투를 걸친 유리의 도시."



당신의 심장을 설레게 할, 당장 배낭을 꾸리게 만들, 그곳으로 떠나야 할 단 '한 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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