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udie Dec 16. 2023

관계, 기억의 오류

누구나 사랑을 경험하고 산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종종 느끼는 것은 함께 연애를 하고 함께 사랑을 하고 추억이란 이름의 경험을 나누는데 결국 기억에 남은 모양새가 각기 다를 수 있다는 것. 누군가에겐 아름답게 포장되고 달기만 했던 그것이 누군가에겐 포장은커녕 너덜너덜 달아진 오래된 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말이다. 기억이라는 건 저마다의 기분으로 조작되기 마련이니 내 기억이 분명하고 이것이 맞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관계에 대해 남은 애정도와 기대에 따라 언제든 재포장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으나 분명한 것은 언제든 오류가 남고 수정할 일이 있다는 것이다. 누구도 기억에 대한 해석이 경험에 대한 해석이 본인이 아닌 수는 없으니까.


관계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남은 기억의 흔적을 다 보면 발견되는 오류들은 신기하게도 서로가 만나 기억을 더듬어 흔적을 찾아야만 수정이 가능하다. 다시 엮이지 않는다면 물론, 그냥 그 오류대로 남겨두는 것이지. 어쩔 수 없는 것은 사람은 각기 다른 경험과 기대를 가졌기에 거기에 빗대어 핑계를 대겠지.


결국 남는 것은 어떤 오류의 한켠에 다시 긁히거나 상당히 민망해지거나 그것도 아니면 잠겨버리는 것일 테지. 기억의 오류도 결국은 현재의 기대가 남은 것일 테니까.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결국은 남아있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많은 기대가 섞인 게 아닐까 싶다는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겨울, 크리스마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