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각자의 급류를 지나, 누군가의 바다에 도착한다
같은 날, 동시에 부모의 죽음을 목격한 두 청춘
줄거리
여름의 끝자락, 조용한 소도시의 개울가.
한 소녀는 어머니의 죽음을, 한 소년은 아버지의 죽음을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목격한다.
그날 이후, 해솔과 도담, 두 아이의 삶은 서서히 얽히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알 수 없는 감정의 거리, 어른들의 시선,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그날의 기억들은 두 사람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게 된다.
함께한 시간보다, 따로 견뎌야 했던 시간이 더 많았던 두 사람.
그러나 급류처럼 휘몰아치는 감정의 물살을 지나 두 사람은 결국 넓은 바다 위에서 다시 마주하게 된다.
이 소설은
죽음을 지나 삶을 배워가는 청춘들의 이야기이다.
아울러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의 흐름 속에서 성장해 가는 우리들의 여정이기도 하다.
왜 제목이 급류일까
각자의 급류를 지나 바다에서 만나는 두 사람
제목의 의미는 소설을 다 읽고 나서면 알 수 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사건들과 그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예측할 수 없는 물살처럼 우리의 삶을 급작스럽고 거칠게 흔들곤 한다.
수많은 급류들을 통과하고 나서야 비로소 평안함에 이를 수 있는 우리네 삶처럼,
이 소설도 인생의 거친 물살을 통과하는 젊은이들의 여정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초반부는 확실히 몰입감이 강하다.
부모의 죽음이라는 강력한 사건, 그리고 해솔과 도담의 복잡한 감정선이 급류처럼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휘말리게 한다.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큰 사건 없이 조용하게 흘러가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두 부모의 죽음에 무언가 숨겨진 진실이 있을 거라는 기대도 결국 허무하게 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의 진짜 힘은 ‘스토리의 반전’이 아니라 흐름을 따라가며 느끼는 감정의 변화와 성찰에 있다.
도담과 해솔이 소설의 끝에서 바다에서 다시 마주하는 장면은 급류를 지나 결국 넓은 바다에 닿는 인생의 여정처럼 다가온다.
문체는 매우 간결하고 쉽게 읽히며,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청춘의 진심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베스트셀러 1위라는 타이틀 때문에 기대가 컸던 만큼 조금은 밋밋하게 느껴졌던 면도 있지만, 그렇기에 더 현실적인 이야기로 읽히기도 했다.
인상적인 문장들
어떤 기억은 잊히는 게 아니라,
조용히 가라앉는 거야.
급류 아래로
책 제목과도 연결되는 문장. 시간이 약이라고 하지 않던가..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일 수도 있다.
남겨진 사람에게는
그렇다. 먼저 간 이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남겨진 자들에게 유산을 남긴다.
가끔은,
아무 말 없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된다
가장 와닿았던 문장이다.
정말로 힘이 들 때는 누가 무슨 위로의 말을 해주지 않더라도,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는 것을 살면서 여러 번 느꼈다.
바다는 말이 없었다.
다만 모든 걸 받아들이는 듯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급류를 통과해 누군가의 바다에 도착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다.
삶은 때론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감정은 급류처럼 우리를 휘감기도 한다.
[급류]는 그런 시간을 지나 성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다.
잔잔한 감동을 원한다면, 이 책은 꽤 괜찮은 선택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