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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먼 Oct 30. 2023

무쓸모가 문제가 아니라 ___ 이 문제이다.

우리는 우리의 쓸모를 외치며 존재를 정당화하곤 한다. 

내가 맡고 있는 일이나 해 나가는 일들, 할 줄 아는 일들을 힘 껏 들어깨우며 자신의 쓸모를 발하려 한다. 


그런데 문제는 쓸모가 아니다. 


사실 당신이 어떤 자리에 있다면 그 자체로 당신의 쓸모는 입증되었다. 

결혼을 했다면, 배우자에게 그 쓸모가 통했다는 것이고

취업을 했다면, 한 조직에서 그 쓸모를 택했다는 것이다


쓸모로 인해 그 자리에 앉게 되었고

그때부터 그 쓸모는 기본값이 된다. 


문제는 쓸모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불편한가 그렇지 않은가,

문제는 불편함에 있다. 

존재자체로 불편한 사람이 되지 않아야 한다. 




잘 생각해 보면 쓸모가 없어져 버린다고 하는 대부분의 물건은 그 쓰임이 '불편' 해졌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힘을 가졌다며 망가지지도 않는다는 독일회사의 청소기를 비싼 가격을 주고 샀었다. 

유용하게 사용하던 때도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불편해졌다. 

큰 몸집을 보관하는 것도 불편, 

매번 선을 연결하는 것도 불편, 

큰 소음도 불편, 

무거움도 불편, 

심지어 망가지지 않는 것도 불편하다,,, 언제까지 써야 하지,,,


청소를 해 준다는 쓸모가 없어진 건 아니지만

잔뜩 불편함을 만났다. 

결국 무료 나눔 당근거래 행이다. 

단 돈 얼마라도 받아볼까 했지만, 역시나 무료 나눔에 잔뜩 같은 제품이 올라와 있다. 




한때는 유용하고 쓸모 있던 사람이 

어느 사인가 그 자리에서 존재 자체로 불편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경우를 많이 본다. 


빼고 하자니 그것도 눈치가 보이고

함께 하자니 차라리 없는 게 편한 게 사실인 사람, 


뭔가 하나를 물으면 많은 게 나오는 듯 하지만

묻는 순간부터 불편해져 사실 묻고 싶어지지 않는 사람, 


인정과 칭찬의 표현은 적으면서도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을 때에는 날을 세우거나 토라져 버리는 사람, 


쓸모를 무기 삼아 자리를 차고앉아

모두를 불편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차갑게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존재가 불편한 사람은

그 팀과 조직의 능률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조직문화를 하향평준화 시키는데 큰 기여를 한다. 

스스로의 방어막과 타자에 대한 불만이 두터운 개인으로 자리하며

당근 하기도 어려운 사람이 된다. 


얼마나 쓸모 있는 사람인가

보다 

얼마나 부드럽게 어울리고 있는가를 살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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