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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미세뷰 Jul 08. 2020

한강의 기적에 버금가는 ‘라떼’의 기적

왜 나는 N잡러가 되었나? 꼰대들에게 반기를 들다.

요즘 시대가 어렵다. 취업이 보릿고개의 가난만큼이나 어렵고 추운 시기라며 어리광을 피우기 전에 우리의 꼰대들은 IMF보다 어려운 시기를 봤냐며 입막음해 버린다.


역시 유교주의 국가다운 어르신들의 나이 들먹임이 더 통하지 않자, 새로운 라떼 스토리를 들고 우리를 직접 처단하러 오셨다. 그들의 훈계 중에 가장 무 논리적이며, 강력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모나리자 그림도 보고, 밀로의 비너스 등등 유명한 미술 작품은 많이 봤는데, 정작 기억에 남는 것은 이집트 미라였다. 말이 미라이지 시체가 잘 밀봉된 것이었기에 비위가 약한 나는 진짜 징그러웠다. 근데 그 미라가 일어나서 ‘라떼는 말이야’를 갑자기 펼친다 가정해보자.


우리는 그 상황에서 그들의 나일강 문명의 라떼 스토리를 그대로 믿어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경제발전을 50년 안에 이룬 세계에서 거의 유례없이 급히 성장한 나라다. 미라 같은 그들이 역사의 산증인이기에 일명 라떼 스토리의 고전 격인 한강의 기적을 먼저 시전해 버린다면 우리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기에 십상이다.


N포 세대라 말하면, 저 위의 논리로 대한민국의 경제적 어려웠던 역사를 들먹이는 꼰대들이 있기에, 또 막상 취업하면 퇴사를 수없이 생각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는 속으로 외친다. ‘존버는 승리한다고.’.


그래, 승리하는 존버도 있겠냐 만은, 왜 나는 아니냐며 슬픈 현실에 혼자 울지 말자. 같이 울자며 여기에 글을 적어보는 것이기에 우리는 다 같이 울고 있다. 오늘 회사에서 계속 모니터를 보다 글을 쓰려니 눈알이 저리며, 눈물이 차올라서 고개를 들어본다.


그래, 오늘은 당일배송으로 쿠팡에서 루테인을 꼭 사 먹어 보리라 다짐한다. 라식하고 나서 눈이 시리다. 나이가 들었다는 반증 인가라며 의심을 할 뻔했다. 의심은 아니지만, 진실도 아니다. 아직 노안은 오지 않았기에 청춘은 내 안에 살아있다.


나는 원래 학창 시절부터 공부를 열심히 해서 고3 때부터 눈알이 시렸다고 자부할 수 있기에 안심한다. 회사에서 그렇게 일하고도 글을 쓰는 게 재밌어서 또 키보드를 두드리는 나는 꽃다운 청춘이 자명하다. 그래서 이렇게 길다면 길지만, 짧을 수도 있는 소심한 자의 사회생활 스토리를 낱낱이 적으며, 내 안에 불만을 털고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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