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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미세뷰 Jul 08. 2020

실수는 잊어라, 남의 회사에서 할 만큼 했다.

적어도 내회사는 아니다. 미안하다 사장아.

실수하고 혼날 때, 이것만큼 소심한 사람들에게 이만큼 자존심에 스크래치 나는 일은 없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우리는 잘못했으면 어렸을 때부터 혼나왔지만, 기분이 상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상한 상사는 진짜 별것도 아닌 일에 극대노를 한다. 이게 혼내려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인지, 진짜 잘못을 지적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을 정도로 말이다. 그럴수록 나는 주눅이 들고, 자꾸 실수에 대해 반복적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자존감을 깎아 먹는 상황까지 오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면서 그렇게 잘못한 일은 극소수일 것이라고 나는 장담한다. 대한민국에 높으신 분들도 실수하는데, 하다못해 일개 직원이 실수해서 회사가 위태롭다는 그들이 화를 내는 논리는 솔직히 우습다.


그럼 그 회사는 다닐 만한 가치를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회사다. 직원이 그만큼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우스운 꼴이고, 그 위에 상사의 책임을 면피하는 것밖에 안되며, 동료들은 그걸 두고 본 방관자이니 그들도 같이 사죄해야 한다는 것이 내 입장이다.


‘내가 이 정도 잘못을 했나?’ 싶을 정도로 혼내는 놈들이 더러 있는데, 웃기게 명명하자면, 사실 그들은 ‘퍼포머 (Performer)’ 다. 내가 혼내고 있다는 퍼포먼스를 사무실 안에서 온갖 몸짓과 소리로 표현하는 것이다.


행위 예술가라 하기엔 격조 높은 이름이라 그건 명백히 아닌 듯 하다. 때론 큰 음성을 내며,집어 던지는 행동들을 반복하는 질이 나쁜 인간들도 더러 있긴 하다.


(그딴 폭력성을 갖고 어디 사회에서 일을 하려는 것인지,가정교육을 형편없이 받았을 것이라 장담한다)


그런 녀석들은 한마디로 혼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닌, 내가 네 상사라는 것을 각인 시켜 주려고 똥폼 잡는 것이다.어떨 때는 분풀이용으로 혼내는 상사가 있다.


자기가 할 역량이 안되니 그게 버거워서 밑에 사람을 혼내는 못난 사람 중에 상 못난이 부류다.

실력이 없으니, 자신은 못 하고 남은 시켜야 하는데, 일찍 퇴근하는 꼴은 못 보는 것이다.
내 부하직원을 볼모로 잡고 좀 더 착즙을 해야 우리 팀의 성과가 빛나 보이고, 그걸로 내 무능함이 가려질 테니까. 이들의 속내는 뻔하다.


회사에 강한 충성심을 보여, 실력보다는 내가 오래 남아있겠다는 불굴의 의지를 경영진에게 비추면서 “나 이쁘죠, 잘하죠?” 따위를 시전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위에 경영진이 똑같이 답 없는 경우, 잘한다 잘한다고 하며, 결국 그 회사는 섞어 가는 수순을 밟는다.


밑에 직원 갈구기, 그것 밖에 할 줄 모르니 그거 하나라도 잘해야 살아남을 것 아닌가? 그런 삶이 애잔하지만, 내 삶도 만만찮게 고달프니 이만 퇴근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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