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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한 숲길 Mar 05. 2024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아무 말도 못 합니다.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쓰는 일은 내 안에 담겨 있는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일이기에 자꾸 신중해집니다. 마음이 커다란 풍선이라면 풍선 안에 각종 보석들이 붕붕 날아다닙니다.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서로 나서겠다고 웅성거립니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아무 말도 못 하는 꼴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우리 가족이 살던 기와집 작은 마당에는 마중물을 넣어 힘껏 구르면 물이 나오는 펌프가 있었습니다. 겨우 한 바가지 물이 땅 속 깊은 곳에 있던 거대한 물을 마중하여 끌고 올라오는 풍경은 그야말로 속 시원한 마술 같았습니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막막해서가 아니라, 쓰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어수선할 때 마중물을 부어야겠습니다. 마중물을 붓고 나서  염원을 담아 부지런히 펌프질을 하다 보면 결국 시원한 물이 뿜어져 나올 거라 믿어보렵니다. 글쓰기는 어렵지만 재미있습니다. 때로는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줍니다. 생각을 깊이 하게 되고 내면이 성숙해집니다. 그래서 글쓰는게 좋아요.


  아직 반 백 년도 안 된 삶이지만 지나온 시간을 더듬어 나만의 사연과 시각을 담아내고 싶습니다. 결혼 10년 만에 겨우 하나 낳아서 키운 외동아이 육아 사연도 써보고 싶고요, 직접 찍은 사진에 에세이와 시를 곁들여 책을 출간하고 싶은 소망도 있습니다. 정말 부지런히 써야겠지요? 하고 싶은 말들을 하나씩 글로 풀어내는 일은 쓰는 사람에게 더없이 큰 보람이며 기쁨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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