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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한 숲길 Jul 06. 2024

독서를 즐기는 아이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비법공유.

  아이가 태어난 후, 꼬물거리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로서 가졌던 간절한 바람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이었고 다음으로 '책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는 것, '이었다. 책을 통해 지식과 지혜를 두루 갖추어 나가길 바랐다. 이 두 가지 바람은 대부분 엄마들의 공통분모일 것이다.

  그래서 기어 다니기 전부터 헝겊책을 손에 쥐어주었고, 저녁마다 책을 읽어주었으며 다섯살 무렵부터는 서점이나 도서관 나들이도 즐겨했다. 저녁에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자꾸만 더 읽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노산에 약골이다 보니 책 읽는 일조차 기운이 달렸다. 아이는 계속 읽어달라고 하는데 책을 충분히 읽어주지 못해서 아쉽고 미안했다. 그럴 땐 아빠가 읽어주기도 했다. 


  지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책을 좋아하던 아이도 열 살만 되면 게임이나 다른 것에 빠진다고 했다. 즉, 지금 당장 책을 좋아한다고 해서 계속 좋아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는 얘기다. 맞다. 삶에 그 어떤 것도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조금 걱정했다.

"우리 아이도 갑자기 책을 멀리하면 어쩌지?"

이렇듯 엄마라는 존재는 항상 불안과 싸운다. 다행히 아이는  5학년이 된 지금도 여전히 좋아한다. 심지어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별명이 '책벌레'이다.


  오히려 그게 지나쳐서 문제다. 밥을 먹어야 할 시간에도 책을 읽고 때로는 걸으면서도 책을 읽는다. 선천적으로 심한 원시서 시력 관리 중인데 흔들리는 차 안에서 몰래 읽다가 자주 걸린다. 뭐든 과유불급이라 하였거늘 책에 몰입하면 적당히가 어려운 모양이다. 이렇듯 유난히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기까지 기울인 소소한 노력을 공유해 보고자 이 글을 쓴다.  대부분 당연한 얘기지만 깨알 같은 팁이 숨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1. 환경 조성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환경은  두 말하면 입 아픈 기본이다. 책으로 가득한 서점이나 도서관에 자주 데려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연스럽게 책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될 것이다. 더 중요한 건,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집에서도 책이 늘 가까이 있어야 한다. 우리 집은 거실 한 면에 책장을 두고 책을 가득 채워 두었다. 텔레비전은 당연히 없다. 언제든 책을 집어 들고 읽을 수 있도록 여기저기 책이 어질러져 있어도 바로  치우지 않는다. 거실에 책이 널려 있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가끔 책 정리하는 시간을 만들어서 아이의 속도에 맞춰 함께 정리한다.


2.  좋아하는 책은 계속 반복적으로 읽어주기

  책을 다양하게 읽는 것도 좋지만, 한 권의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미 읽은 책을 왜 또 읽냐며 다른 책을 들이미는 실수는 하지 말자. 아이가 관심 갖고 자꾸 읽어달라는 책을 반복해서 읽어주다 보면 어느 날 목격하게 된다. 아직 글씨를 모르는 아이가 마치 스스로 글을 읽는 듯 보일만큼 책장을 넘기며 실감 나게 재현하고 있는 모습을.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부모의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

(우리 아이는 소방차 책과 우주선 책을 너무 좋아해서 무한 반복해서 읽어줬었다.)


3. 밀당하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2학년 접어들면 약간의 반항이 시작된다. 특히 남자아이의 경우, 하지 말라면 더 하고 하라고 하면 안 하려고 하는 청개구리 심보가 강화된다. 이때, 자꾸 책 읽으라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가끔씩 밀당이 필요하다. 이제 그만 좀 읽으라고 눈 피곤하게 하면 안 된다며 살짝 방해를 해보자. 그럴수록 아이는 더 열심히 읽으려고 노력한다. 이미 책을 좋아하는 상태에서 더 좋아하게 만드는 데 효과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시도해 볼 만하다. 그리고 중요한 건 가끔이다. 자주 하면 아이도 식상해한다.


4. 자세 지적하지 않기

  바른 자세로 책을 읽으면 물론 좋겠지만, 그런 강요가 오히려 책과 멀어지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아이들이 때로는 요상한 자세로 책을 읽기도 하는데 일단은 그냥 가만히 지켜보자. 허리나 목 건강에 무리를 주는 정도가 아니라면 소파에 기대거나 물구나무 서는 듯한 자세로 읽어도 그러려니 하자. 영 마음이 불편하다면, 바른 자세를 강요하지 말고 적당히 유도해 보자.


5. 만화책도 적당히 허용하기

  만화책은 글밥이 정연한 책에 비해 독서의 효과가 적다는 걸 누구나 안다. 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더 재미있으니 만화책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화책을 아예 못 읽게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글밥 책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더라도 책 읽는 행위 자체를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자. 학습 만화를 통해 지식이나 정보를 많이 얻기도 하니까. 하지만 만화책만 읽으려 하는 경우에는 글밥책도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하자. 너무 어려운 책을 읽으라고 던져주는 것보다는 약간 쉬운 책을 아빠나 엄마가 함께 읽은 후 책 내용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6. 본보기

  사람은 누구나 보고 겪은 것을 자신의 삶에 반영한다. 당연히 책 읽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가 책과 친해질 확률이 높다. 그래서 일부의 부모들은 책 안에 휴대폰을 몰래 감추어서라도 책 읽는 모습을 보이려고 애쓴다. 비록 눈속임이지만 안 하는 부모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건, 부모가 책에 깊이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평소에 독서하거나 글 쓰는 모습을 아이에게 자주 노출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책을 친근하게 여긴다. 개인적인 경험이기도 하지만 독서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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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벌레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책을 좋아하는 아이, 스스로 도서관에 가기를 즐기는 아이, 독서력이 기본이 되어 학원에 따로 다니지 않아도 학업에 무리가 없는 아이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타고난 기질에 엄마의 노력이 더해진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마다 개성이 다르고 각자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위에 적은 내용들은 정답이라기보다는 참고할만한 내용입니다. 아무쪼록 참고해서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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