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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아한 숲길 Nov 30. 2024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모여 삶이 된다


  호주에 와 있다. 전혀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불과 15일 만에 예약과 비자 발급등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이번 주 화요일에 비행기를 타고 9시간을 날아서 이곳에 왔다. 주의 매력과 멋에 흠뻑 빠져 지내다가 패키지여행 마지막 일정이 있는 오늘, 나는 아들과 함께 숙소에서 여유롭고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예상치 못한 복병 열감기가 아들을 덮쳤기 때문이다.


  밤 새 아들은 고열에 시달렸다. 듯한 일정을 소화한 후 밤에 수영장에서 물놀이까지 즐기더니 무리가 된 모양이다. 낮에는 덥다가 밤에는 제법 서늘해지는 날씨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함께 잠을 설쳤더니 몽롱하다. 시드니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오페라 하우스를 보러 가는 날인데 너무 아쉽다. 이후에 크루즈를 타고 생선 코스 요리를 즐기는 시간도 기대했었는데 더욱 아쉽다. 남편은 안타까운 마음에 영상을 찍어 보내준다. 이렇듯 예상치 못한 일들이 우리 인생에는 펼쳐진다. 좋은 일이 생겼다고 해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고 어려운 일이 닥쳤다고 해서 마냥 슬퍼할 수도 없는 게 인생인듯하다. 항상 새옹지마를 마음에 새기고 적당히 비워진 마음으로 사는 게 지혜 아닐까 싶다.


비 내리는 풍경을 보며 나름의 운치를 즐기는 중이다. 아들은 종합 감기약 먹고 나서 조금 나아진 듯하더니 다시 열이 오른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 약기운으로 버티다가 한국에 가자마자 병원에 갈 예정이다. 아들 자는 동안 곁에서 한숨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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