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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필 Oct 11. 2024

나는 그게 마냥 행복인 줄만 알았지

여행의 쾌락을 일상의 행복으로

코타키나발루 여행, 둘째 날이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리조트 수영장에서 신나게 물놀이 후 선배드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적도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에 수건 한 장 두른 몸이 금세 말랐다.

따뜻하다. 졸음도 스르르 몰려온다.

살짝 고개를 들어 하늘은 봤다. 풍성한 구름 속 코타키나발루의 붉은 노을이 기웃거렸다.

행복하더라. 정말 행복했다.


순간 이 말이 머릿속을 쌩하고 지나갔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한 말이다.


기본적으로 자기가 시간을 가장 많이 쓰는 일이나 관계에서 행복해야 그 사람이 행복하죠.
어떤 사람이 시간을 일 년에 한 번 쓸 수 있는데,
그 시간만 행복하면 그건 행복이 아니고, 쾌락이라 생각하는 거예요.
행복은 반복할 수 있어야 행복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잔잔한 호숫가에 돌 하나가 떨어지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코타키나발루에서 느끼는 즐거운 기분은 매일 반복될 수 없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의 말이 맞다.

일 년에 한 번 느끼는 이 순간은 진정한 행복이 아닌 잠깐의 쾌락일 뿐이었다.

그렇다. 분명 쾌락이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쳐갔다.

이 쾌락을 일상으로 가져간다면 행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 의미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일의 목적이 단순히 생계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나에게 성취감을 주고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작은 것들에 감사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지금 이 순간,

코타키나 발루의 아름다운 노을과 따뜻한 바람이 주는 평온함을 일상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내 삶의 작은 휴식과 여유를 끼워 넣어보려 한다.

출근길의 햇살, 커피 한잔의 여유, 일과 후의 짧은 산책 같은 소소한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야지.


여행의 쾌락을 일상으로 가져오는 것,

결국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고, 내가 어디에 시간을 쓰느냐에 달려있으니까.

결국, 행복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오늘부터, 나는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고, 스스로 그 행복을 만들어가며 살아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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