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작가 한강이 폭력을 극복한 것처럼
삶은 고통이다.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 새로운 걱정거리는 계속해서 업데이트된다.
최근엔 끔찍한 치통으로 어금니를 두 개나 뽑았다.
조만간 아내 뱃속에 있는 아기도 태어난다.
먹는 게 힘들고,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일 준비도 덜 된 거 같다.
문득문득 불안한 감정이 나를 콕콕 찌른다.
그래도 일상이 평온하다면 견딜 만하겠지만,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번아웃이 찾아오면,
그땐, 모든 것이 무너진다.
이럴 때 사람들은 번아웃을 피해 달아나기 일쑤다.
푸른 바다로, 새소리 가득한 휴양지로, 포근한 침대 위로.
번아웃이 찾아온 일터를 잊을 수 만 있다면, 어디든지 떠날 기세다. 달콤한 도피.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대로다.
결국 우리는 일터로 돌아와야 한다.
도피는 해결책이 아니다.
진정한 해결은 정면 돌파에서 시작된다.
꼰대 같은 말이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실력을 키우던가.
그게 아니라면, 시원하게 자신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슈퍼맨도 아니면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려는 욕심이 우리 스스로를 파괴한다.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일은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가족과의 저녁 식사, 주말 공원 나들이, 오랜 친구와의 만남이 있다.
이런 작은 행복들이 우리의 삶이다.
그깟, 일에 모든 의미를 부여할 때 번아웃은 찾아온다.
노벨문학상 작가 한강은 폭력을 극도로 혐오했다.
아우슈비츠 영화만 봐도 토했다고 한다. 며칠을 앓았단다.
그러나 그는 폭력을 정면으로 썼다.
"폭력을 이해하려면 폭력을 써야 했다."
그의 선택은 회피가 아닌 돌파였다.
번아웃도 그렇다.
도피는 사탕처럼 달콤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한계를 인정하자. 욕심을 내려놓자. 일이 전부가 아님을 받아들이자.
폭력을 이해하려면 폭력에 관한 글을 써야 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기억하자. 돌파해야 비로소 극복할 수 있다.
삶은 여전히 고통이다.
하지만 당신은 강하다.
고통을 피하지 않는다. 정면으로 돌파한다.
그렇게 우리는 더 단단해지고, 더 균형 잡힌다.
번아웃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기회다.
이것이 진실이고, 나는 그렇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