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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필 Oct 18. 2024

잃어버린 어금니 두 개

게으름의 대가를 치르는 중

괴롭다.


2년이 채 안 되는 동안 어금니 두 개를 잃었다.

썩어서 생긴 염증, 참을 수 없는 통증 때문이다.


이 와중에도 눈치 없는 식욕은 고통을 키우고,

새로 들일 임플란트는 지갑을 얇게 만든다.


괴롭다.


재미도 없고, 재능도 없는 직장 업무.

의욕마저 소멸되어 주저앉은 자존감에

몇 달 뒤 태어나는 건빵이가 아른거려.

그 무게에 두 어깨는 축 쳐져버렸다.

여전히 지옥 같은 출근길과 그 길을 나설 내 모습이 훤하다.


하지만, 나는

이 괴로운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뭐, 거부하면 어쩔 건데.

지금껏, 함께 살아온 게으른 내가 만든 결과물인걸.

모두 내 잘못이다. 후회한들, 자책한들, 뭐 어쩌겠나.

여전히 씹는 건 고통스럽고, 출근길은 지옥길이다.


잊자.


괴로움은 내려놓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만 생각하자.

축 처진 어깨에 수평을 맞추고,

더 많은 짐을 짊어질 수 있도록 단련하자.

이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괴로움을 대처하는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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