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가 아니라 급여항목에 있으면 치료목적 맞죠?"
아주 단적으로 대답하면
맞는 말이었다.
진료비 영수증에 표기된
급여항목과 비급여항목을
쉽게 말하면
건강보험공단이 기준인데,
치료로 인정하고 지원이 있으면
급여항목,
치료로 보긴 하는데
지원은 없고
병원 자체적인 가격으로
알아서하는 것들은
비급여항목이라고 설명해왔다.
(난 설계사이니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안내할 의무같은 게 있다)
어린 자녀의 성장속도가
다소 느리다고 생각되어
진료를 보고
성장주사 즉 성장호르몬주사를
처방받은 고객에게 질문을 받았는데
그게 바로
급여항목에 있으면 치료목적이 맞으니
실비도 보상이 되냐는 요지였다.
다른 질병 보상들과 견주어
맞다 아니다 말한다면
맞다, 보상되는 것이 원칙인데,
키 크는 주사로 알려진
성장주사는 변이된 조건이 있었다.
갑자기 폭증하는 진료비 여파로
각종 언론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게 작년 2023년.
며칠 뒤 보건복지부에서
보도자료를 내놓았는데
급여, 비급여를 떠나서
치료 적정성 조건이
추가된 것이었다.
이는 백내장수술,
갑상선결절수술, 전립선수술,
줄기세포주사 등
매우 고가의 신의료기술을
실비 보상할 때
치료목적이 맞는지
기준점을 확인하고
이 기준들이 맞아야
보상하는 추가조건들과
비슷한 맥락이었다.
이를 '치료적정성을 따진다'
라고 말하곤 한다.
병원에서 서류를 아무리
잘 만들어주어도
검사결과지를 보고
기준이 맞는지
한번 더 본다는 것!
키 크는 주사,
성장호르몬 투여도
치료적정성 열차에 탑승되었다.
병원에서
급여항목의 하나인
전액본인부담 급여의료비로
서류를 준다해도
검사결과가 기준에 맞지 않으면
실비 보상이 안된다.
이게 핵심.
성장 주사 치료가 꼭 필요한
조건은 3가지다.
1.
현재 키가
같은 나이 아동 중
하위 3% 이내여야 한다.
즉, 작은 순서대로 줄을 섰을 때
앞에서 3% 이내여야 한다는 것.
2.
성장호르몬 결핍 수치가
검사결과지에서 확인되어야 한다.
3.
같은 나이 아동들에 비해
성장판나이가 감소된 것이
확인되어야 한다.
모두 검사결과지에서
확인되는 수치들을 보고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냐
아니냐를 보게 된다.
몇달간 몇십만원의
키 크는 주사 처방을 받고
실비 청구한 고객이
수십장의 검사결과지를 모두 내고도
결국 면책 안내를 받았다.
면책은
보상 안된다는 뜻이다.
(반대인 보상된다는 부책!)
나와 만나기 이전 가입한
자녀의 실손이었고
나와 만나기 이전 치료받은
성장주사였다.
참 아쉽다.
병원은 치료, 처방이라고 하고
환자인 고객은 그것을 믿고
수십만원을 냈고
전액본인부담이긴 하지만
급여항목으로 영수증이 나왔고
이를 대비하려고 가입한 실비는
안된다고 한다.
이유는
보건복지부라는 정부기관이
낸 큰 목소리가 울려퍼져서인데
또 그 말이 옳기는 옳다.
어디부터 단추를
다시 잘 채워야할까?
설계사로 일하는 기간이 길어지니
보상에 대한 문의도 차곡차곡 많아지고
데이터가 쌓인다.
공부도 쌓인다.
아쉬움도 쌓인다.